선생님 옐로카드!!”
“아하하하~ 선생님 또 책상에 앉았다~”


아이들에게 딱 걸리고 말았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책상에 앉았다가 마음 속으로 “아~맞다. 또 걸렸다”를 외치곤 한답니다.

규칙이라니.. 무슨 규칙인지 궁금하시죠?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입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서로 이름도 익히고 친해졌을 때 쯤 아이들과 함께 규칙을 정해보았습니다.

사실... 저의 의도가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최대한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가 지키기 힘들거나 못할 규칙은 하지 않기로 하고 하나하나의 견을 모으고 모아 11가지 규칙을 정했습니다.(지금은 다시 규칙을 정해 19가지로 늘었어요^^)


그래도 규칙을 안 지키는 친구가 있겠죠?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규칙을 어길때 옐로카드를 주기로 하였습니다. 규칙을 3번 어겨 옐로카드를 3장 받으면 자유시간을 5분 줄이기로 벌칙까지 정했습니다. 이것 또한 아이들의 의견 이였습니다.

아이들에겐 5분 자유시간이 끔찍하게도 큰 벌칙인가 봅니다.
5분 자유시간 더 주면 환호성을 지르는데 5분간 자유시간이 혼자에게만 없다고 상상해보세요~여하튼 벌칙까지 정하고 종이에 써서 벽에 붙였지요~ 

집에 가기 전 회의를 하는데요. 회의에서 규칙을 어긴 일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봅니다. 하나도 없다면 멋쟁이친구로 뽑혀 스티커를 받습니다. 10개가 되면 선물을 하기로 했는데 무슨 선물을 해야 할지 아직까지 고민이랍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정한 규칙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 참 대견합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오늘은 무얼하며 아이들과 행복에 빠져 볼가 생각하다가 신문지 놀이를 했습니다. 신문지 놀이는 신문지를 마구마구 찢고 뜯으며 내 마음대로 노는 활동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활동 중에 하나이지요. 이건 1등도 2등도 꼴찌도 없는 아주 좋은 놀이입니다. 신문지 놀이는 친구와 갈등이 생겨 속상했던 마음이나 스트레스를 신문지를 찢으며 확! 날려 버린답니다.

이렇게 노는 아이들 모습을 바라보면 저 또한 행복해 집니다. 물론 저 또한 함께 신나게 놀아야하지요.



신문지는 마술같은 놀잇감

머리 위로 날리며 “눈이다”를 외치는 친구들, 신문지를 뭉쳐 던지며 눈싸움도 하고 바닥을 헤집고 다니며 수영장 놀이도 하며 다양하게 놉니다. 이 날은 새로운 걸 발견한 재모와 태준이가 신문지를 길게 찢어서 바지 뒤 허리에 끼우고 꼬리라고 합니다.

처음엔 강아지가 되었다가 나중에 꼬리 아홉 개 달린 구미호도 되고 또 나중엔 13개가지 꼬리를 만들며 놀았습니다. 집에 갈 시간은 다 되어 안타깝지만 큰 포대에 신문지를 담아 정리를 하며 다음에 또 할 것을 약속하며 하루를 마쳤습니다.


신문지 놀이에 담긴 교육적 가치를 모르는 분들은 어수선하고 난장판 같다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만히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들여다보면 신문지 놀이 만큼 좋은 놀이도 흔치 않습니다.

1등, 2등도 없고 꼴지도 없고, 장난감 처럼 혼자만 독차지 하려고 싸울 필요도 없는, 그리고 아이들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신문지는 세상에서 가장 평등하고 재미있는 마술같은 놀잇감 중 하나 입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일곱 살 아이들은 몇 달 뒤면 초등학교에 갑니다. 새로운 곳에 간다는 설레임과 두려운 마음이 교차하겠지요. 그건 어른들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사람을 사귀고, 생활을 익히고, 난처한 일을 당할 때면 그것을 이겨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어른보다도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훨씬 더 잘 적응해 나갑니다.


아이들과 조금은 힘들고, 어렵지만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활동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얼마 전 "걸어서 바다까지"(YMCA에서 봉암갯벌까지) 를 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기도 했지요.

팔용산으로 출발~!
아빠선생님과 담임인 저와 21명 아이들은 팔용산 정상까지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주먹밥과 우리밀 라면, 물 그리고 간식으로 귤을 싸들고 산으로 갔습니다.

출발 코스는 돌탑이 있는 등산길이었습니다. 산 입구에는 친절하게도 팔용산지도가 있었지요. 아빠 선생님이 우리가 갈 코스를 설명해주셨습니다. 나무작대기를 하나 들고서 말이지요.


"선생님 이거 누가 다 쌓았어요?" 돌탑길을 지나는데 아이들이 물어봅니다. 엄청난 양의 돌탑들이 아이들이 보기에도 신기했나 봅니다. 돌탑을 구경하면서 아이들도 저마다 돌탑이 넘어 질세라 조심스럽게 돌을 하나씩 올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함께 소원도 빌었습니다. 두 손모으로 두 눈 꼭 감고 말이지요.

"정상은 언제나와요?"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한 아이가 "에이~ 괜히 왔다 힘들어 죽겠네"합니다. 저 앞에는 씩씩하게 가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 맨 뒤에 오는 아이들은 힘이든지 이런 말을 합니다.

그럼 선생인 저 또한 힘이 쫙 빠집니다. 그렇다고 저까지 힘빠지는 소리하면 안되겠지요. 저는 희망을 전해야 하는 선생님이니깐요. "힘내 할수있어 화이팅!"을 연발 외치며 올랐습니다.


산에서는 사람도 많이 만났습니다. 꼬맹이들이 등산을 하는 모습이 기특해서 어른들은 꼭 나이를 묻습니다.

"너희 초등학생이가? 몇살이고?"
"우리 7살이예요"


아이들은 의기양양하게 대답하며 뿌듯해하고 저 또한 흐믓해졌습니다. 당연히 유치원생이 등산을 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하셨겠지요. 

 
조금씩 오르다 보니 정상이 눈에 들어오고, 흥분한 아이들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습니다. "우리가 해냈다 해냈다"하며 아이들이 외쳐댑니다. 여기저기서는 환호성이 들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놀라워하며 아이들을 칭찬해 주셨습니다.

정상에도착하니 더욱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마산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이지요. 신기해 하는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공설운동장을 찾고, YMCA를 찾고, 우리집은 어디에 있는지 찾아봅니다.

괜히 왔다 => 잘 왔다.

"괜히 왔다" 말하던 친구얼굴을 보니 기쁨에 가득차 있었습니다. "잘왔다"로 바꼈을테지요.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작은 정자에서 싸온 주먹밥을 먹었습니다. 여기저기 부러운 눈초리를 받으며 말이지요. 등산 온 어른들은 "우리도 다음에 저렇게 주먹밥 싸오면 되겠다"하며 부러워하더군요.

다함께 모여 앉아 먹는 주먹밥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그리곤 간식으로 귤도 먹었습니다. 오후 3
시까지 YMCA로 돌아가야 하기에 서둘러 정리 하고 산을 내려왔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한 수원지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수원지 쪽으로 내려와 숲속학교(아기스포츠단 숲에서 하는 활동을 말함)할 때, 우리들 집결지에서 라면도 끓여먹기로 하였습니다. 힘이 빠질 때면 우리는 라면을 생각하며, 라면을 희망삼아 열심히 내려왔습니다.  


"햇님이겨라 이겨라 이겨라"

이 날은 갑자기 날씨가 영하로 떨어졌던 굉장히 추운 날씨였습니다. 차가운 바람에 몸이 휘청거리기도했지요. 그래도 햇빛이 있을 때에는 덜 추웠습니다.

그런데 바람에 밀려온 구름이 우리를 따라 오더니 햇빛을 막어버리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니라도 추운데 무심하게 햇빛까지 막아버리고 말이지요.


아이들 중 하나가 햇님을 응원했습니다. "햇님이겨라 이겨라 이겨라 구름 져라 져라 져라"열심히 응원을 하니  구름이 정말로 지나가고 햇님이 나왔습니다. 기뻐서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지요.

물론 구름이 이길 때도 있었습니다. 그럼 또 아이들은 응원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목소리는 작아졌지만 말이예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라면을 먹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습니다. 아이들은 산을 내려오며 열 번도 넘게 "선생님 라면을 먹을 수 있어요?" 하고  물었습니다. 

추운날, 산에서 먹는 라면 맛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하여, 아빠선생님이 먼저 내려가 라면을 끓여놓기로 하였습니다. 아마 라면을 못 먹었다면 아이들은 엄청 실망을 했을 것입니다.


걸음을 서두르고 길을 재촉하여 아슬아슬하게 도착하여 정말로 라면을 먹었습니다. 따뜻한 국물과 꼬불꼬불한 라면을 후~후~ 후루룩 쩜쩜....... 추운날 산에서 먹는 라면 맛은 정말 함께 먹던 사람이 죽어도 모를 기막힌 맛 입니다.
 
등산하는 동안 어른분들을 만나면 아이들에게 칭찬도 많이 해주셨지만, 정상까지 갈 수 있겠냐며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아마 '저 선생님들 애들 데리고 위험하게 여기까지 오나?'하는 생각도 하셨을 겁니다.

조금 힘든 일도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숨어 있는 능력을 조금씩  깨워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걸어서 바다까지 다녀오고, 팔용산 등산을 거뜬히 해낸 이 아이들은 내년 1월 엔 지리산 노고단에 오릅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기스포츠단 친구들은  매년 1월에 지리산 노고단 등반을 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기대하세요.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최근 이런 저런 사정으로 아이들과 바깥놀이를 많이 못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이야기 나누기를 하면서 아이들 의견 물어보았습니다.

“여울반 오늘 바깥놀이를 할껀데 너희들 생각은 어때?”

“아~싸 좋아요.”

“선생님 그러면 어디 갈꺼예요”

“놀이터요” “산에가요” “잔디밭 가요” “산책해요” “우리동네 놀이터 가요” “안 덥고 시원한데 알고 있어요”^^

아이들과 다수결로 의견을 모아 오늘은 놀이터로 가기로 했습니다. 내일은 잔디밭 그 다음날은 산에 가기로 했습니다.

놀이터를 향해 가면서 가을하늘도 쳐다보고 바람도 느끼고 햇빛도 쬐고 오래간만에 아이들과 함께 느껴보는 여유였습니다. 골목길 사이로 아이들 웃음소리, 이야기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아이들은 놀이터에 도착하자 누구랄 것도 없이 “야~~~”하면 함성을 지르며 좋아했습니다.


미끄럼틀도 타기, 돌돌돌 미끄럼틀 위에 모래뿌리기, 돌돌돌 미끄럼틀 친구랑 같이 내려오기, 줄 잡고 올라가기, 줄 안잡고 뛰어 올라가기, 소꿉놀이, 식당놀이(가게놀이), 배달놀이, 모래놀이, 술래잡기, 사진 찍기 놀이, 놀이터 기구 위에 올라가기 .......

놀이기구가 아니어도 놀이터에서 할 수 있는 역할놀이와 상상놀이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놀면서 선생님을 많이 외칩니다.


“선생님은 손님하세요 어떤 음식 먹고 싶어요?”

“만두 먹고 싶어요 배달 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여기 와 보세요”

“선생님 이거 주웠어요”

“어 그래, 이쁘다. 어디서 주웠는데??” 


처음에는 자기들 놀이에 끼워주기도 하고 관심도 가져줍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선생님은 아랑 곳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놉니다. 그래서 놀이터에 가면 선생님은 가끔 심심할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이들 스스로 놀이에 몰입하고 놉니다. 그때쯤 되면 아이들에겐 선생님 목소리도 안 들립니다.

“여울반 이제 밥 먹으러 가자~·”

“ ......”
(좀 더 큰소리로)“여울반 이제 와이에 가자~~”

“안해요, 싫어요.”

“이제 밥 먹어야지!!”

“조금만 더 놀아요~~”

“너희들은 배 안고프냐!! ”

“네..~~배 안고파요.”

“선생님 더 놀다가요” “많이 놀았잖아...”

(아이들이 내 바지를 잡고) “선생님~~조금만 더~~잉!~~”

(어쩔 수 없이) “그래 그러면 5분만 더 노는거다~~”



아이들은 5분 이라는 시간을 아는지 다같이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날은 1시간 30분동안 놀이터에서 놀다 와이에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아쉬워 하는 여울반 친구들... 열심히 놀았던 탓인지 밥도, 반찬도, 국도 뚝딱 해치웠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여울반 친구들 파이팅 입니다.
 

※ 해가져도 저녁 밥 먹을 때가 되어도 엄마가 불러도 친구들과 더 놀고 싶어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놀던 어린 시절 생각이 나시는지요. 요즘 아이들도 이렇게 충분한 시간을 주면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놀이에 몰입하여 놀 수 있답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걸어서 바다까지, 걸어서 갯벌 까지

유달리 따뜻했던 금요일! 아이들과 봉암갯벌까지 모험놀이를 다녀왔습니다. 일곱 살 아이들이 두 발로 걸어서 다녀왔답니다. YMCA에서 봉암갯벌까지 가려면 아이들 걸음으로 한 시간 반 가량걸립니다.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걷다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로 아이들의 걸음을 멈추게하기 때문이지요.

며칠 전부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봉암갯벌까지 걸어서 갈텐데 힘들수도 있다고 말이지요. 어른들도 힘든 여정 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놀러간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신이 났습니다.

"선생님! 나는 씩씩해서요 그런 거 쯤은 하나도 안힘들어요. 뛰어서도 갈 수 있어요"

 정말 씩씩한 아이들 입니다. 무조건 갈 수 있으니 꼭 가자고 성화입니다. 저희반 이름이 '바다반'이라, 아이들에게 바다까지 걸어서 가는 일은 더욱 특별하고 신나는 일 입니다. 일곱 살 아이들은 단지 '바다'라는 글자가 같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거든요.

그렇게 힘을 내서 아이들과 다녀오기로 약속했습니다. 아이들은 준비물로 여벌옷과 신발 한결레, 물을 챙기고 저는 주먹밥을 준비하기로 하였습니다. 여벌옷은 뭐한다구요? 혹시나~갯벌에서 진흙놀이 하다가 다 젖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드디어 기다리던 금요일 아침, "바다반 화이팅!!"을 외치고 출발~ 
신난 아이들 입에선 노래가 흥얼흥얼 흘러나옵니다. 아빠선생님도 같이 따라가 주셨습니다. 제가 앞장서고, 가운데는 아이들, 그리고 맨 뒤에는 아빠선생님이 아이들을 살피며 함께 걸어갔습니다. 

공설운동장을 지나고, 홈플러스를 지나고, 신세계백화점 앞 육교도 건넜습니다. 신호등도 건넜습니다. 신호등을 건널 때는 정신을 빠짝차려야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한눈팔지 말고 건너야한다고 일러줍니다. 그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장난치다 초록불이 빨간불로 금새 변해버리기 때문이지요.

15분쯤 걸었을 때 삼각지공원이 나왔습니다. 가는 길에 있는 유일한 공원이기에 아이들보고 쉬어가자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반응은 의외였습니다.

"선생님 쉬었다가면 힘들어져요. 그냥가요"
몇 번이고 물어봐도 그냥 가자고 합니다. 아이들이 공원을 마다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정말 봉암갯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입니다. 

사십분쯤 걸었을 때 아이들이 쉬자고 하였습니다. 힘드냐고 물어보니 전혀 힘들지는 않지만 잠깐 쉬었다가 가자고 합니다. 정말 귀여운 녀석들이지요. 그렇게 걷다가 힘들면 잠깐 멈춰 서 거리에 떨어진 나뭇잎을 하늘로 날려보고, 물도 마시고 하였습니다.

한시간 반쯤 걸었을 때 봉암 다리 옆으로 바다가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기쁜지  "바다다!!"외쳐 댔습니다. 얼마나 좋았을까요. 저 또한 그렇게 바다가 반가울 수 없었습니다. 

바다를 보며 갯벌이 있는 곳까지 건는데 어디서 힘이 솟아났는지 또 다시 노래소리가 들립니다. 도로의 씽씽 달리는 자동차들도 우리 노래를 막을 수 는 없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주먹 밥

드디어 봉암갯벌도착!!

가방을 풀고 싸온 주먹밥을 먹기 전 기도를 하였습니다. 항상 감사함의 기도를 하고 밥을 먹는데, 아이들의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진정으로 주먹밥을 먹을 수 있음을 감사하다는 것을 말이지요. 

주먹밥은 완전 꿀맛이었습니다. 이 세상 주먹밥을 다 먹어보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걸어서 바다까지 가서 먹은  주먹밥이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주먹밥"이라고 하더군요.

평소 편식 없이 뭐든 잘먹는 아기스포츠단이지만(물론 몇 명은 예외지만^^)이 날은 싸온 깍두기까지 한숟가락씩 퍼먹었습니다. 

봉암갯벌에는 갯벌을 지키는 관리인이 있었는데, 갯벌을 보호하기 위해 안으로는 들어가면 안된다고 일러주었습니다. 갯벌에는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는데 땅을 사람들이 밟으면 딱딱해져 생물들이 살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순간 이를 어쩌나 난감하였습니다. 갯벌에서 놀자고 여벌옷에 운동화까지 하나씩 더 들고 왔는데 말이지요. 아이들도 아쉬운지 설명을 해주어도 "왜 들어가면 안되요?" 하고 계속 물어옵니다.

그래도 다행이 봉암갯벌 측에서 구경오는 사람들을 위해 대나무로 만든 피리를 만들 수 있게 해주어 진흙놀이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다까지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사실 어른인 저도 다리가 아파 속으로는 '아~ 힘드네'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갯벌에서도 끝까지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체력이 정말 좋은 아기스포츠단입니다. 이제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어디로 떠날까요?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1학기때 부터 아이들 식사지도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다름이 아니라 아이들이  밥 먹다 말고 화장실을 가고, 물마시고 하는 것 때문에 점심시간이 많이 산만하였다. 밥먹기 싫으면 한두 숟갈 먹다 말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밖으로 나가기 일쑤였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밥을 제자리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한 학기가 지나갔다. 혼내고 달래는 것으로 고쳐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름연수를 하던 날 선생님들과 사례나눔을 하면서 의견을 나누던 중 아이들과 규칙을 정한 후 그 규칙을 실천하도록 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제안이 나왔다.
마음에 담아 둔 후 2학기가 되면 꼭 우리 반에 적용을 시켜보기로 했다.

아이들이 개학을 한 후 약 2주 동안 숲속학교를 진행하느라고 마음먹은 대로 바로 적용해보지 못하고, 교실 수업을 시작하는 9월이 오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아이들이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날이 왔다. 어느날 아침, 아이들에게 '시내반 규칙'을 정해보기로 하자고 했다. 아이들이 주도적이기는 어려워 내가 먼저 점심식사와 관련된 규칙을 아이들에게 제안하였다.

"밥 먹기 전에 물을 마시고 오고, 밥 먹다 물 마시지 않기."

"밥 먹기 전에 화장실 다녀오고, 밥 먹다 화장실 안가기."


아이들에게 만약 규칙을 어겼을때는 어떻게 할까?하고 물었더니 모두들  “꿀밤을 맞기로 해요” 하고 이야기 했다. 규칙을 정한날 점심시간이 되었다. 첫날이라서 그런지 아이들이 잘 지켜주었다.
 

둘째날 아이들이 잊어버리고 있을까봐 밥 먹기전에 먼저 물을 마시고 화장실 다녀오라고 말을 해주었다. 둘째 날도 역시 밥 먹다말고 나가서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없었다.

 

조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이 밥 먹다 말고 밖으로 나가지 않아서 뿌듯하기도 하였지만, 아이들이 함께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며 정한 규칙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셋째날도 역시 아무도 규칙을 어기지 않고 잘 지켜주었다. 점심시간마다 밖으로 왔다갔다
하는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었는데, 이젠 밥 먹는 시간이 너무나 즐겁다.


솔직히 아이들과 함께 규칙 정하기를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과연 다섯살 아이들이 얼마나 규칙을 잘 지킬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아이들도 스스로 정한 규칙은 지킨다.

일전에
간디학교의 학생들이 스스로 규칙을 정해서 담배를 끊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고등학생이었으니 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시내반 아이들이 스스로 참여해서 정한 규칙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즐겁고 뿌듯했다.


점심시간 규칙을 정한후 약 2달이 지났지만 아직 어긴 아이들이 없다. 간혹 물마시고 싶다고 시험(?)에 드는 친구도 있지만 단호하게 밥을 다먹고 가자고 이야기 한다.

옆 자리 친구들도 "밥 다먹고 물 먹어야 한다."하고 선생님 편이 되어 준다.

지시하고 가르치지 않는 것, 아이들이 마음을 모아 정하는 약속에는 그것을 지키려는 힘이 담긴다는 것을 배웠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시내반 담임으로 일하던 2007년 10월에 쓴 글입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날씨가 화창한 봄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과 등산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 시내반 선생님께서 같이 가자는 제의를 하였습니다. 시내반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선생님께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잘 몰라서 같이 가기로 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반월)산에 가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보니 다들 너무 신이 나서 즐거워했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밖에 나가면 좋은가 봅니다.^^ 오늘은 시내반 동생들과 함께 가서 더 신이 났습니다.

평소 우리가 놀던 잔디밭을 지나고 MBC방송국쪽으로 올라가면 활을 쏘는 양궁장이 나옵니다. 잠시 활 쏘는 곳에서 아이들이 휴식을 했습니다.

다시 출발~! 활쏘는 곳에서 위쪽으로 쭉 올라갔습니다. 조금씩 올라가면서 벌레도 보고 벌레에게 물리기도 하고^^ 이름모를 풀들과 꽃들도 보았습니다.


"선생님 여기 산딸기 있어요." 
"우와 진짜 많네"
"선생님 먹어도 돼요?" 
"진짜 맛있다."


아이들이 산딸기를 따서 먹어보았습니다.  산에서 직접 따서 산딸기를 먹어본 친구들은 많지 않을 꺼라 생각됩니다. 아이들은 너도 나도 따먹으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딸기 하나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 새삼 산에 올라가면서 느꼈습니다.
산길을 올라가다 아이들이 또 산딸기를 찾았다고 좋아합니다. 자세히 보니 산딸기와 비슷하게 생긴 뱀딸기였습니다.

"이건 뱀딸기 인데?" 
"선생님 이것도 먹어도 돼요?"
(먹어보더니) "이건 맛없다." 
"응 뱀딸기는 맛없네." 
"선생님 뱀딸기는 뱀이 먹어야 하지요?" 


큰 소리로 웃으면서 어느덧 산 중턱까지 올라갔습니다. 그곳에는 어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넓은 운동장이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조금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가방에 짊어지고 간 물통 두개를 꺼내어 아이들과 물도 마시고 올라오면서 따온 산딸기도 먹었습니다. 산에 넓은 운동장이 있으니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다니며 놀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딸기도 뱀딸기도 모두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산딸기에 비하여 뱀딸기가 맛이 없어서 안 먹는 것이랍니다. 맛이 밋밋하여 아이들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뱀딸기를 이용해서 천연염색을 하면 예쁜 보라색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수영장으로 출발~~ 체육선생님과 함께 신나게 체조를 하고 물 속으로 풍~~덩.......
“선생님 내 보세요.”
“ 우~~와 잘 하네!!”


여기서도 첨벙 저기서도 첨벙 아이들 소리로 수영장 안은 시끌벅적했다. 그런데 그때 나의 레이더 망에 잡힌 한 아이가 있었다. 수영도 안하고 놀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 것이었다. 그 아이는 바로 조★★였다.

물속에서 ★★한테 걸어가는 짧은 시간 동안 ‘그럴 리가 없는데, 어디 아픈가? 가만히 앉아있을 ★★가 아닌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야 어디 아프나?”
(고개를 흔들며)“아니요”
“안 아프나, 그러면 선생님 하고 같이 놀자?!”
“아니요...”
“추워?? 선생님이 안아줄게^^”
(아무 말도 않고 앉아있는 00)“★★야~~ ★★가 아무 말 안하면 선생님이 ★★ 마음을 잘 모르잖아??”
“아니요$#*&$%%”
“뭐라고? 아~ 배 아프다고!? 그러면 선생님 하고 같이 화장실 가자!!”
(망설이면서)“아니요 #$%&*%$##!!”“뭐라고, 팬티에 똥 쌌다고~”


나는 본능적으로 수영장에 똥이 있는지 둘러보았다. 물속에도 물 위에도 똥은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아이는 수영복을 입고 똥을 누고는 물속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수영장 사람들이나 아줌마들이 알면 큰일이다. ^^;


★★를 조심스레 일으켜 세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안으로 얼른 데리고 들어가 팬티에 묻은 똥을 치우고 깨끗하게 씻었다. ★★는 정말 배가 아팠나보다 다 씻고 나서 수영장으로 들어가려는데 또 똥을 쌌다.^^; 다행히 우리들의 행동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시 수영장으로 들어간 ★★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신나게 놀기 시작했다. 정말 정말 다행이다. 음하하하 ^^ 아줌마들이 아~~무도 못 봤다. 실은 ★★가 똥을 싼 거 보다, 수영장 관리하시는 분들 보다, 수영장 오는 아줌마들의 잔소리가 더 무서웠다. ★★야 타이밍이 좋았다~~ㅋㅋ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비닐썰매, 안 타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 "
"비료포대썰매, 안 타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 ! "


한 동안 비가 와서 바깥놀이를 못했다. 전 날 아이들과 날씨가 좋으면 무조건 놀이터, 잔디밭에 나가기로 약속했다. 하늘도 아이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아침햇살이 눈부시다. 나를 보자마자 “선생님 오늘은 햇님이 반짝~~이예요!!”“밖에 나가도 되요!!”난리가 났다.

 

♪♩오늘은 햇님 떠~~요!! 밖~~에 나가요♩♪
(원래가사 → 오늘은 햇님 안 떠요 비오는 날이예요!!)ㅋㅋ


아침 인사를 하고 아이들과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렇게 해도 좋고 저렇게 해도 좋은 우리 씨앗반이 오늘은 다들 잔디밭에 가자고 했다.

“잔디밭에 가면 뭐하고 싶은데??”
“뛰어 다닐거예요.”
“매실 딸 거예요.”
“개미 찾을 거예요.”
“음~하하하하, 그거보다 더 재미있는 놀이가 있는데, 가르쳐 줄까 말까?!”
“가르쳐~~주세요.~~”
(작은 목소리로)“
잔디썰매 타러 갈 거다."
(아이들 눈이 휘둥그래졌다.)"어떻게 하는 건데요?"
"쉿 비밀이다 !!~~"


아이들이 신발을 신는 동안 비료포대를 가지러 갔다. 그런데 비료포대가 보이지 않았다. 여기저기 물어봐도 아무도 몰랐다.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했다. ‘4층에 없으면 어디에 있을까? 그래 1층으로 가보자!!’1층으로 뛰어 내려갔다.다행이 1층에 있었다.

비료포대를 세어보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비료포대가 아이들 수만큼 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려고 계단을 올라가는 순간 시장놀이 할 때 모아놓았던 ‘
비닐봉지’가 떠올랐다. 음하하하~~ 아이들과 함께 비료포대와 비닐봉지를 챙겨 잔디밭을 향해 출발했다.


도착하자마자 비료포대 하나를 들고 잔디밭 위쪽으로 올라갔다. 비료포대 위에 앉아 자세를 뒤로 한 채  쓩~~하고 내려왔다. 비료포대는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큼 재미있었다. 서로 해보겠다고고 아이들이 나에게로 왔다.

드디어 비닐봉지를 사용할 시간이 왔다. 과연 비닐봉지 썰매는 어떨까? 반신반의하면서 잔디밭으로 올라갔다. 야~~호 너무 재미있었다. 아이들은 잡고 있던 비료포대를 던지고 비닐봉지를 잡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나는 비닐봉지 손잡이를 잡고 몸을 뒤로 한 채 슝~~하고 내려갔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나도 소리를 질렀다. 몸무게가 가벼운 아이들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아이들이 잡고 내려가기에는 비료포대보다는 손잡이가 있는 비닐봉지가 더 잡기 쉽고 놀기에 더 편안했다.


아이들은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위험하지 않을 높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자기들끼리 “출발”을 외치면서 내려갔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엎드려서도 타고 서서도 타고 옆으로도 타고 둘이같이 앉아서도 타고 정말 다양한 썰매를 타는 것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타는데도 힘들다는 얘기를 하는 친구들이 아무도 없었다.

비닐 썰매를 안 타 본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 씨앗반만 알지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노바디' 춤추는 일곱살 아이들

아침 차량지도를 끝내고 교실로 왔어요. 그런데 여자아이들이 저에게 달려오는 거예요. "선생님 이것봐요 이것봐요~" 하면서 말이지요. "뭔데~~"하며 아이들 손에 이끌려 교실로 가보았어요.


그런데 아주 익숙한 노래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평소 동요가 흘러나오는 교실에서, 세상에 아침 출근길에 듣던 그 노래 '노바디'가 흘러나오는 거예요.

순간!! 저는 당황했습니다. 끄라고 해야할지... 어떻게해야 할지 말이지요. 일단 아이들이 신이나서 저를 데릴러 왔으니 한번 어떻게하나 보기로 했습니다.

'노바디'노래가 흘러나오고 아이들은 노래에 맞추어 흔들흔들 춤을 추었어요. 원더걸스가 추는 춤을 유심히 보았나 봐요. 제법 비슷하게 춤을 추는데 정말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음이 나왔어요. 구경하는 친구들로 어찌나 신나 하는지 저까지 기분이 좋아졌어요.

나이트 키즈클럽, 아세요?

아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즐거워하기에 노래부르고 춤추는 것을 그냥 두었습니다. 말로 아이들에게 허락한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제 마음 속으로 허락해 준거예요. 사실 제가 교사랍시고 허락하고 말고 할 것은 아니잖아요. 교실은 아이들 것 이니까요.

구경하던 남자친구들은 "여기가 무슨 나이트가?" 합니다. 그런데 나이트라는말이 재미있었는지 자기들끼리 '나이트키즈클럽'이라고 이름까지 짓고 열심이 놀았어요. 남자친구들은 스케치북에 글자까지 적어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하였답니다.

음악이 담긴 CD는 찬희가 들고왔다고 했습니다. 여자친구들은 그 CD를 쉬는시간마다 틀어 놓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어요. 안무도 늘어 여러가지 춤 동작이 나왔지요. 몇 번 그렇게 하더니 이제는 관객을 모으는 겁니다. 의자를 가져다 놓고 친구들보고 앞에 앉아라고하고 "너희는 관객이깐 조용히하고 잘봐"합니다.

아이들의 노바디 춤은 점점 놀이의 형태를 갖추어 갔어요.

 점심시간에는 옆반인 시내반으로 CD를 들고 가 노래를 틀고 춤을 추었어요. 관객은 당연히 다섯살 꼬맹이들 이지요. 동생들을 자기들 앞에 앉아라 그러고는 "여기는 무대니깐 올라오지마~"합니다. 그러고는 사회자 한명이 나와 "지금부터 노바디 공연을 하겠습니다. 관객들은 모두 조용히 하시고 봐주세요"합니다.

전 교실 순회 공연에 나서다.

동생들은 언니가, 누나가 하는 것을 멍~하게 쳐다보더니 금새 좋아합니다. 자리를 떠나지 않고 제법 오래 관객이 되어 지켜보았습니다.

다음 날에는 수현이가 최신곡이 담긴 노래CD를 들고와 다른 노래들까지 틀어 놓고 신나게 춤추고 놀았어요. 우리반 여자친구들은 몇 일은 더 그러고 놀았지요.

나중에는 초대권까지 만들어 친구, 동생, 선생님들에게도 나누어 주며 구경오라고 했답니다. 교실공연이 아니라 체육실에서 큰 공연을 했어요. 

아이들은 제가 가르친 노래보다 더 신나고, 재밌게 노래와 춤을 즐겼어요.
 
아이들이 저렇게 즐거워 한다면 가요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고 아이들의 꿈이 담기지 않은 가요를 가르칠 생각이 아니예요. 다만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자발적으로 놀이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가요도 아이들에게 나쁘지만은 않다라는 생각이 든 것 뿐이랍니다.

아마 제가 가요를 강압적으로 가르쳤다면, 저렇게 신나지 않았을 거예요. 자기들이 스스로 원해서 한 것이었으니 더욱 신이 났었겠지요.

아이들은 공연을 기획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늘 함께 지내는 저도 깜짝 놀라습니다. 어린반에 가서 공연을 할 때, 체육실 공연을 위한 초대장을 만들었을 때는 더욱 그랬어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스스로 배움을 익혔어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삶을 배운다.

새로운 놀이를 만들고, 규칙을 만들고, 친구와 사귀는 방법, 양보하는 법, 타협하는 법, 단합심, 패배와 승리를 경험하는 것 등 무수히 많은 것을 놀이를 통해서 배웁니다. 그래서 놀이를 잘해야 머리도 좋아지는 것입니다. 머리를 좋은 아이로 키우려면 많이 놀게 하여야겠지요.

우리 아이들이 내일은 또 무슨 놀이하며 무엇을 배울까요?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