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런 저런 사정으로 아이들과 바깥놀이를 많이 못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이야기 나누기를 하면서 아이들 의견 물어보았습니다.

“여울반 오늘 바깥놀이를 할껀데 너희들 생각은 어때?”

“아~싸 좋아요.”

“선생님 그러면 어디 갈꺼예요”

“놀이터요” “산에가요” “잔디밭 가요” “산책해요” “우리동네 놀이터 가요” “안 덥고 시원한데 알고 있어요”^^

아이들과 다수결로 의견을 모아 오늘은 놀이터로 가기로 했습니다. 내일은 잔디밭 그 다음날은 산에 가기로 했습니다.

놀이터를 향해 가면서 가을하늘도 쳐다보고 바람도 느끼고 햇빛도 쬐고 오래간만에 아이들과 함께 느껴보는 여유였습니다. 골목길 사이로 아이들 웃음소리, 이야기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아이들은 놀이터에 도착하자 누구랄 것도 없이 “야~~~”하면 함성을 지르며 좋아했습니다.


미끄럼틀도 타기, 돌돌돌 미끄럼틀 위에 모래뿌리기, 돌돌돌 미끄럼틀 친구랑 같이 내려오기, 줄 잡고 올라가기, 줄 안잡고 뛰어 올라가기, 소꿉놀이, 식당놀이(가게놀이), 배달놀이, 모래놀이, 술래잡기, 사진 찍기 놀이, 놀이터 기구 위에 올라가기 .......

놀이기구가 아니어도 놀이터에서 할 수 있는 역할놀이와 상상놀이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놀면서 선생님을 많이 외칩니다.


“선생님은 손님하세요 어떤 음식 먹고 싶어요?”

“만두 먹고 싶어요 배달 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여기 와 보세요”

“선생님 이거 주웠어요”

“어 그래, 이쁘다. 어디서 주웠는데??” 


처음에는 자기들 놀이에 끼워주기도 하고 관심도 가져줍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선생님은 아랑 곳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놉니다. 그래서 놀이터에 가면 선생님은 가끔 심심할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이들 스스로 놀이에 몰입하고 놉니다. 그때쯤 되면 아이들에겐 선생님 목소리도 안 들립니다.

“여울반 이제 밥 먹으러 가자~·”

“ ......”
(좀 더 큰소리로)“여울반 이제 와이에 가자~~”

“안해요, 싫어요.”

“이제 밥 먹어야지!!”

“조금만 더 놀아요~~”

“너희들은 배 안고프냐!! ”

“네..~~배 안고파요.”

“선생님 더 놀다가요” “많이 놀았잖아...”

(아이들이 내 바지를 잡고) “선생님~~조금만 더~~잉!~~”

(어쩔 수 없이) “그래 그러면 5분만 더 노는거다~~”



아이들은 5분 이라는 시간을 아는지 다같이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날은 1시간 30분동안 놀이터에서 놀다 와이에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아쉬워 하는 여울반 친구들... 열심히 놀았던 탓인지 밥도, 반찬도, 국도 뚝딱 해치웠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여울반 친구들 파이팅 입니다.
 

※ 해가져도 저녁 밥 먹을 때가 되어도 엄마가 불러도 친구들과 더 놀고 싶어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놀던 어린 시절 생각이 나시는지요. 요즘 아이들도 이렇게 충분한 시간을 주면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놀이에 몰입하여 놀 수 있답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