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나게 고맙제?★


일곱살 재모의 생일잔치날이었어요. 친구들이 축하한다며 재모에게 달려와 안아주는데 재모가 그만 넘어지고 말았어요.
친구 한 명이 하는 말...

경현: 눈물나게 고맙제?
재모엄마, 은미샘: 아하하하하하~









★귀신을 만나면★
지원: 선생님 나 요즘 유령꿈만 꿔요
        마녀랑 귀신이 칼 들고 있었어요(심각함)
은미샘: 진짜? 무서웠겠다
지원: 네. 저번에는 귀신이 칼 들고 있었어요.
은미샘:으~~진짜 무서웠겠네. 지원이가 무서운 생각많이 했는가 보다~ 무서운 꿈 많이 꾸고
지원: 네...
은미샘: 그럼 좋은 생각을 해봐~
지원: 안나요 좋은 생각이
은미샘: 음...그럼...또 귀신이 나오면 아는 척을 해삐라
           "안녕~ 또 만났네" 이렇게~
지원: ㅋㅋㅋㅋㅋ
은미샘: 무섭다고 생각하면 무섭고~ 안 무섭다고 생각하면 안 무섭지~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야~
            재밌게 놀았던 좋은 생각을 많이 해봐~
지원: 네^^

★멜라민이 든 음식을 안 먹으려면★

은미샘: 중국에서 멜라민이 든 음식들이 수입됐데~
민용: 그럼 미국으로 이사가면 되잖아요
은미샘: 미국에도 수출됐다던데
민용: 그럼 아프리카로~~~~


*** YMCA 아기스포츠단에서는 <들어주자 들어주자>라는 책을 쓰신 박문희 선생님이 주창하는 '마주이야기'교육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주 이야기 ’는 아이들이 말을 하고 싶을 때, 제대로 잘 들어주는 교육입니다. 아이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일 입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준 만큼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마주이야기는  “순수하고 기발한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를 키워줄 수 있다 ”고 합니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들의 마주이야기를 공개합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우리반은 세 공동체가 있습니다. 우리반이 스물 한 명이니 한 공동체 당 일곱명씩입니다. 두 달에 한 번씩은 공동체를 바꾸는데, 몇 일 전 새로 공동체를 구성하여 이름도 제각각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공동체, 비행기공동체, 태권브이공동체였습니다.

그럼 과연 공동체 이름은 어떻게 정할까요?

선생님인 제가 부르기 좋게, 기억하기 좋게, 편하게 지어주어도 되겠지요. 하지만 우리반 공동체 이름은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 공동체가 아니라 아이들의 공동체이기 때문이지요. 

두 달마다 공동체를 바꿀 때에는 아이들은 제비뽑기로 정합니다. 아이들은 제비 뽑기 쪽지를 잡으면 누구랑 같은 공동체가 되는지 궁금해서 기다리지 못하고 안달합니다. 그렇다고 치사하게 먼저 펼쳐보기는 없습니다.

먼저 봐 버린다면 늦게 뽑는 친구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고문이될테니깐 말이죠.그렇게 쪽지를 잡으면 아이들은 저마다 기도를 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공동체가 있을 것이고, 같은 공동체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을테니 말이죠. 여기 저기서 '제발~제발~'하는 간절한소리가 들립니다.

모두가 다 함께 하나씩 쪽지를 잡으면 '하나 둘 셋'하는 구령과 동시에 쪽지를 펼치는데 환호성이 장~난이 아닙니다. 정말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소리들을 질러댑니다. 반응도 다양합니다. 기분이 좋아 "와~"하며 친구를 얼싸 앉고 동동 구르는 친구가 있는 반면 "에이~~"하며 아쉬워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어찌됐든 "니는 니는 뭔데?" 하며 금방 무리들을 찾습니다. 아이들의 이런 반응이 있기 때문에 제비뽑기 후에는 얼마간의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이런 반응의 시간들이 아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지요.

공동체 구성원이 정해지면 이제 공동체 이름을 정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제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기에 아이들은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못 믿는 분도 있겠지만, 일곱 살 아이들은 토론이 가능하답니다.

처음 할때에는 서툴지만 몇 번 하다보면 "정말 저 아이들이 다 컸구나" 생각이 들만큼 자신의 의견을 잘 말하고, 친구의 의견을 들어주며 조율해가는 의젓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 날 정해진 공동체이름은 무지개공룡공동체, 대한민국공동체, 새롬공동체입니다. 무지개와 공룡은 아마 서로 의견을 주고받다가 2개를 골랐는데 하나만 고를까하다 두개를 합친 것이겠지요.


어떻게 무지개와 공룡을 합칠걸 생각했을까요? 정말 기발한 생각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공동체는 얼마전'아름다운우리나라'라는 노래를 배운 영감으로 지은 듯합니다.

마지막 새롬공동체는 블럭피아학원에 다니는 아이의 의견이 뽑힌듯 합니다. 학원에서 새롬반, 창의반, 응용반이 있으니 말입니다.

일곱 살도 토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공동체 공동화를 그리기로 했습니다. 그림도 자기 마음대로 그린다면 좋겠지만 그건 늘상 하는 거고 요것은 공동화이기에 그럴 수 없습니다. 서로 의논해 그려야 합니다. 사실... 저는 기대 안했습니다.

요 개구장이 아이들이 항칠(마구잡이 낙서)을 할 거라 생각을 했지요. 그런데 왠걸 서로가 자기 생각을 말하고,  "니는 이걸 그리고", "나는 요걸 그리고" 저마다 역할을 나누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 정말 완성된 그림을 보면서 감동 했습니다. 어쩜 이렇게 자기 공동체를 잘 표현 할 수가 있을까요? 아이들의 힘은 대단합니다. 못할 거라 생각했던 제가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무지개 공룡공동체는 무지개와 공룡을 그리고 전지 위 왼쪽 귀퉁이에 자기들 자리인 책상과 의자까지 인원 수에 맞추어 그림을 그렸습니다.

대한민국 공동체는 맨 위에 공동체
이름도 적어 놓고 저마다 자신을 그림으로 그리고 이름도 적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고우리(?)와 새끼라고 그림이 있었습니다. 고우리는 태준이가 그렸다고 해서 직접 물어보았습니다.

"태준아 고우리가 뭐야?"
"내 이름이예요 난 이제 고우리예요"
"정말? 그럼 송고우리야?" 
"아니요 그냥고우리예요"
 
그리고 새끼는 지환이가 적은 건데 물어보니 부끄러워합니다. 아마 장난을 친 것이겠죠.

마지막 새롬도 기똥차게 그림을 그렸습니다. 정말 누가 봐도 새롬이구나 싶은 새롬성도 그리고 자신들 또한 그림에 그려놓았습니다. 그림은 모두 벽에 붙여 놓았습니다.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아마 낡아서 떨어질 때까지 붙어 있을 겁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활동을 할 때면 교사인 제가 개입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합니다. 대신 조금 느긋하게 기다려주기는 해야 하지요. 오늘 우리 아이들 참 기특하고 대견스러웠습니다.

-바다반골목대장씀-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선생님 바람피워요?★

이정민 : 선생님! 바람피워요?

은정샘 : (순간 놀라서 당황하며)엥~~ 바람이라니? 뭔말인데?
이정민 : 선생님 남편 있잖아요.
은정샘 : 그래.. 집에 있지.
이정민 : 근데 맨날 정인이 보구 사랑하는 우리 자기~~ 그러잖아요.
             남편한테만 자기라고 하는건데...
             그러니까 바람 피는거 맞잖아요..
은정샘 : 이런~~ ???~~

일곱살 아이들이 '바람'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요? 선생님은 가르친 적이 없는데 말입니다. 이정민이 궁금하시지요. 아래 그림에 나와있는 아이가 정민입니다.





★ 그대신 난 금메달을 땄잖아 ★

울산에 사는 언니 전화가 왔다. 둘째조카가 이번 시험을 잘 쳐서 선물사러 간다고 했다.


엄마 : 우석아! 화정이 누나가 이번 시험에서 100점을 두개나 맞았대..
         그래서 이모가 선물사주러 간다는데.
         니는 우짤래... 아직 한글도 모르고 공부도 안하구 말야

우석 : 괜찮다. 엄마. 그대신 나는 금메달을 땄잖아.

여기서 금메달이란 마라톤에 나가서 누구에게나 다주는 완주메달말한다. 우석이는 지난 10월 5일, 부마항쟁기념 마라톤대회에서 5km를 완주했다.

사실 완주 메달은 누구에게나 다주는 시시한 메달이 아닙니다. 정해진 마라톤 코스를 완주해야만 받을 수 있지요. 마라톤이란 종목은 금메달, 은메달 보다도 완주메달을 더 소중하게 인정하는 종목입니다.

여섯 살,  아이가  5km를 완주하고 받은 메달이니, 금메달 보다 값지겠지요. 
혹시, 어른인 엄마에게는 5km가 시시하게 느껴진 건 아닐까요?

우석이는 마라톤대회에 다녀와서 한동안 완주메달을 금메달처럼 걸고 다니면서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였습니다.

*** YMCA 아기스포츠단에서는 <들어주자 들어주자>라는 책을 쓰신 박문희 선생님이 주창하는 '마주이야기'교육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주 이야기 ’는 아이들이 말을 하고 싶을 때, 제대로 잘 들어주는 교육입니다. 아이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일 입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준 만큼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마주이야기는  “순수하고 기발한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를 키워줄 수 있다 ”고 합니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들의 마주이야기를 공개합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강아지 놀란다.♣

바깥놀이 가는 시간에 아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줄넘기”노래를 부르며 가고 있었다.

아이들 : “나는 줄넘기를 잘못해.......여덟번 밖에 안돼....”

골목 입구 강아지 있는 집에 다다랐을때 갑자기 태영이가 아이들에게 소리쳤다.

태영 : 잠깐만. 조용히 좀 해라. 강아지 놀랄라....

아이들 : (노래를 멈추고 작은 목소리로) 알았다.


 


♣니 많이 시켜주께 됐제♣

쉬는 시간 갑자기 나에게 다가와서

현민 : 선생님~~ 기분이 별로 안 좋아요.

선생님 : 왜? 누가 너 때렸니?

현민 : 아니요.

선생님 : 그럼 왜 ~ 기분이 안좋아?(현민이 말은 안하고 가만히 서서 미적미적 거리고 있었다) 얘기해줘야 선생님이 알지.

현민 : 음~~ 있잖아요~  강민서가 같이 안놀아줘요.

선생님 : 그래. 민서야 이리와봐봐... 니가 현민이랑 안 놀아줘서 현민이가 기분이 안좋다네..

민서 : 내가 언제? 니가 오라는데 안왔다아이가...

선생님 : 친구랑 같이 노는 거다. 둘이 같이 사이좋게 놀아라.

민서 : (허리에 손을 얹더니)알았다. 나중에 청년관 가서 놀 때 니 많이 시켜주께. 됐제....

 

♣바보라고 하면 바보 된다♣

아이들이랑 동물백과 책을 보고 있는데 고릴라 사진이 나왔다.

민규 : 원숭이다.

지영 : 아니다. 바보야! 고릴라다

민규 : 바보라고 하면 바보라고 하는 사람이 바보되거덩...

지영 : 나 바보 아니다

지우 : 맞다. 선생님이 그렇게 된다고 했다.

♣○○이랑 결혼할거에요♣
영어수업시간에 현민이 뜬금없이
현민 : 선생님 나 추수민이랑 결혼할꺼예요.
영어샘 : 그래? 왜?
현민 : 몰라요. 그냥요.
채영 : 선생님 나도 추수민이랑 결혼할꺼예요.
지우 : 아니다. 남자는 여자랑 여자는 남자랑 결혼하는거다.
지영 : 선생님 나는 김지우랑 결혼할꺼예요.
은정샘 : (웃으며)지우야~~ 지영이 청혼 받아줄꺼가?
지우 : (말없이 고개만 젓는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공장과자는 안돼요♣

대경 : 공장과자 먹으면 나처럼 이렇게 된다.(손을 보여주며)

아이들 : 보자보자

대경 : 선생님 그런데요, 이제 다 나아가는 중이예요. 공장과자 안 먹어서요.


♣여우야여우야 뭐하니 ♣

여우야여우야 뭐하니 놀이 하던중

친구들 :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태완 : 똥싼다

친구들 : 방구쟁이

혜진샘 : 하하



♣홍길이는 눈도 밝아♣

숲속학교에서

홍길 : 선생님 저 100원 주웠어요

지호 : 선생님~ 홍길이는 눈도 밝아요

혜진샘 : ^^


♣우리집은 101동♣

독도는 우리땅 노래 부르는 중

가사에 남면도동 일번지 이 부분 부르면서 아이들에게

혜진샘 : 우리도 다 주소가 있죠? YMCA는 양덕동이고 선생님 집은 회원동...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진언 : 우리집은 101동이예요

혜진샘 : 으흐흐



*** YMCA 아기스포츠단에서는 <들어주자 들어주자>라는 책을 쓰신 박문희 선생님이 주창하는 '마주이야기'교육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주 이야기 ’는 아이들이 말을 하고 싶을 때, 제대로 잘 들어주는 교육입니다. 아이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일 입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준 만큼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마주이야기는  “순수하고 기발한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를 키워줄 수 있다 ”고 합니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들의 마주이야기를 공개합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언니랑 여자조카랑 우석이랑 찜질방에 갔다. 그런데 카운터아저씨가 우석이 보고는 너무 커서 여탕에는 들어 갈수 없다고 했다.

아저씨 : 얘 몇살이예요?

우석맘 : 6살 인데요?


아저씨 : 에이~ 거짓말 이렇게 큰애가 무슨 6살 이예요. 초등학생은
            되보이는데...

            야~ 니 몇살이고?

우석 : 내 6살인데....


우석맘 : 민증이 없어서 보여줄수도 없고 6살 맞는데요.
            우리애가 좀 크긴 하지만 (사실 밖에 나가면 덩치만 보면 초등학생이
            라고는 한다....)


아저씨 : 여튼 애가 커서 여탕 들어가면 손님들이 큰애 여탕보냈다고 난리쳐서
            안되겠네요.


석맘 : 아빠가 같이 안와서 얘 혼자 남탕에 보낼수도 없어요.

            그리고 얘 6살 맞거덩요.

아저씨 : 아닌거 같은데....

결국 여탕에 들어갔다.
여탕에 들어가서는 우석이가 왠일인지 자꾸 한손으로 자기 고추를 가리는게 아닌가


우석맘 : 니 왜 자꾸 한손으로 고추 가리는데...

우석 : 이러면 내가 남잔줄 모를꺼 아냐.....


우석이도 카운터에서 아저씨랑 실랑이 하는게 맘에 걸렸나보다
그후로도 카운터 아저씨는 수시로 아이만 보면 "너 진짜 몇살이니?" 하며 물어봤다.


[장우석이 그린, 마음을 모으는 만달라 그림]


YMCA 아기스포츠단에서는 <들어주자 들어주자>라는 책을 쓰신 박문희 선생님이 주창하는 '마주이야기'교육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주 이야기 ’는 아이들이 말을 하고 싶을 때, 제대로 잘 들어주는 교육입니다. 아이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일 입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준 만큼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마주이야기는  “순수하고 기발한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를 키워줄 수 있다 ”고 합니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들의 마주이야기를 공개합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에너지가 넘치는 씨앗반 친구들은 점심시간 후 5~6명 정도 빼고는 다들 청년관(체육관)에 가서 논다. 그런데 최근 아이들이 갑자기 교실에서 놀기 시작했다. 이유인즉 ◯◯가 어디서 배웠는지는 몰라도 책상을 뒤집어 기차놀이를 하는 것이었다. 6개의 책상을 뒤집어 역할을 분담한다.


기차를 운전하는 사람, 표를 받는 사람, 기차 안에 미리 타고 있는 사람,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 기차에 타는 사람으로 역할이 구분된다. 책상으로도 이렇게 놀 수 있다니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라 생각했다. 속으로 ‘재미있게 노는데’ 나도 같이 하자고 말할까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유난히 아이들이 밥을 안 먹고 노는 것이었다. 기차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부러워하며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밥 먹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선생님 ◯◯가 책상 구멍에 색연필 넣고 있어요.” 한다.


“맞나!! 넣지 말라고 해라~~” “계속 넣~어요.”

“그러면 빼라고 해라.”(나는 조립식 책상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아이들은 모르잖아!! 이 말은 들은 ◯◯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 배차를 마치고 청소하러


 

교실에 가서, 여느 날처럼 쓸고 닦고, 이곳저곳 정리했다. 그런데 색연필 통에 색연필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어찌된 일인지 자투리 색연필도 보이지 않았다.


‘어~ 어디 갔지, 방과 후 얘들이 쓰고 제자리에 안 갔다 놨나? 쓰고 나면 제자리에 갔다~ 놓지!! 사람 귀찮게~쉬리’ 초록반으로 가려고 하는데 순간 “선생님 ◯◯가 책상 구멍에 색연필 넣고 있어요.”라는 말이 떠올랐다.


‘에~ 이 설마 그 많은 색연필을 어떻게~~??’ 책상을 뒤집었다. 이 묵직하고 둔탁한 소리, 느낌이 좋지 않다. 조립식 책상 다리를 빼는 순간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색연필들이 키를 자랑하며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째 이런 일이!! 책상 다리 구멍은 색연필이 들어가기에 알맞은 크기였다. 간간히 크레파스도 나왔다. 진정 책상 다리를 다 풀어야 하나! 직사각형 책상이 3개 반달 책상이 3개 다리합계는 총 24개였다. 그날 24개의 책상 다리를 열고 닫고 했다.


다음 날 알게 된 사실이지만 ◯◯ 혼자 한 것은 아니었다. ☆☆도 하고 ☀☀하고 ☉☉하고 같이 한 친구들이 있었다. 다음에는 책상 다리 구멍에 넣지 말고 색연필 통에 넣자고 이야기 했다. 물론 잘 되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색연필 습격사건은 끝났다.^^ <씨앗반>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유캔도 신발 ‘반짝이’ = 미니카 10개

"색종이로 미니카 접어보셨나요? 접어 본 적이 없으면 말을 하지 말어"

아침 인사 하면서 아이들 신발 갈아 신는 것을 보고 있었다. ◯◯가 신발을 벗지도 않고 바닥을 ‘탁탁’ 치는 것이었다.

“어~ ◯◯ 신발 샀네.”
“네~~ 불도 들어와요. 땠다 붙였다 할 수 있어요.”
“우~와 멋지다.”

◯◯는 새 신발을 샀다고 자랑을 했다. 유캔도 신발 신고 싶어 한다고 할머님한테 들은 적이 있었다.

전에 신던 신발도 불이 들어오긴 하지만 땠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신발은 아니었다. 그래도 불빛이 나니까 신고는 다녔지만 ◯◯가 만족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드디어 유캔도 신발을 신게 되었다. ◯◯는 새 신발이 좋아 틈만나면 신발을 보러 갔었다.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교실 청소를 하는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예, ◯◯ 할머님 안녕하세요. ”
“예 선생님 오늘 ◯◯가 새 신발을 신고 갔는데, 그 불 들어오는 게 없다고 지금 난리네요.”
“아~ 그래요. 안 그래도 오늘 신발 샀다고 자랑했는데...... ”
“선생님이 낼 찾아준다고 얘기 좀 해 주~이~소.”
“아~예 할머님 ◯◯ 좀 바꿔주시겠어요.”
“◯◯야 씨앗반 선생님이다.”
“(힘없는 목소리로)네”
“◯◯야 선생님이 한 번 찾아 보께. ”

“(여전히 힘없는 목소리로)없으면”(◯◯ 말처럼 솔직히 잃어버리면 찾기 힘들다. 누가 들고 갔는지도 모르고, 언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고, 설령 찾았다 하더라도 고장 나 있거나 건전지 약이 닳아서 안 될 때가 많다.)


그 때 불현 듯 내 머리를 스치는 단어가 있었다. ‘미니카’

“그러면 ◯◯야 선생님이 미니카 열 개 접어줄게. ^^ 할머니한테 eP 쓰지 말자. 알았제~”
“네”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미니카를 접었다. ‘아 다섯 개 접어준다고 할 걸 열개 너무 많다~~T.T' 1단계 2단계, 3단계 색깔별로 10개를 만들었다.
다음 날 아침 ◯◯가 나를 보자마자

“선생님 미니카 주세요.”
“(약간 당황하면서) 어~ 그래 여기 있다. 다른 친구들한테는 비밀이다.”(행여 아이들이 알면 미니카 접어 달라고 할까봐 비밀로 하자고 이야기 했다.)

오전에는 비밀이었지만 오후에는 아이들이 미니카 접어 달라고 난리였다. 정말 비밀로 하고 싶었는데...... 자연스럽게 또 미니카를 접었다. 아마 나보다 미니카 많이 접어 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열다섯 명 기준으로 열흘만 접어도 150개를 접는데, 몇 달 째 미니카를 접고 있는지 모르겠다.

중요한 건 한사람 앞에 하루에 2개씩 접어 줄 때도 있었다는 것. ^^; 색종이는 기본이고 학 종이, A4용지, 스케치북, 신문지 등 종이만 있으면 미니카 접어 달라고 한다. 푸하하하하 처음에는 배울 생각이 없었는데, 일곱 살 아이들이 접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어 보였다. 그래서 아이들한테서 배웠는데 이렇게 많이 미니카를 접게 될 줄은 몰랐다.

내가 배운 미니카 접는 방법은 1단계, 2단계, 3단계가 있다. 아이들이 미니카 접어 달라고 할 때 결정을 못해서 다시 접을 때가 많아 우리끼리 통하는 새로운 이름을 만들었다. 세모미니카, 네모미니카, 날개 있는 미니카로, 그래도 가끔 다시 접을 때가 있다.

^^ 끝날 줄 모르는 미니카 접기 놀이 앞으로도 쭈~욱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