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랑 여자조카랑 우석이랑 찜질방에 갔다. 그런데 카운터아저씨가 우석이 보고는 너무 커서 여탕에는 들어 갈수 없다고 했다.

아저씨 : 얘 몇살이예요?

우석맘 : 6살 인데요?


아저씨 : 에이~ 거짓말 이렇게 큰애가 무슨 6살 이예요. 초등학생은
            되보이는데...

            야~ 니 몇살이고?

우석 : 내 6살인데....


우석맘 : 민증이 없어서 보여줄수도 없고 6살 맞는데요.
            우리애가 좀 크긴 하지만 (사실 밖에 나가면 덩치만 보면 초등학생이
            라고는 한다....)


아저씨 : 여튼 애가 커서 여탕 들어가면 손님들이 큰애 여탕보냈다고 난리쳐서
            안되겠네요.


석맘 : 아빠가 같이 안와서 얘 혼자 남탕에 보낼수도 없어요.

            그리고 얘 6살 맞거덩요.

아저씨 : 아닌거 같은데....

결국 여탕에 들어갔다.
여탕에 들어가서는 우석이가 왠일인지 자꾸 한손으로 자기 고추를 가리는게 아닌가


우석맘 : 니 왜 자꾸 한손으로 고추 가리는데...

우석 : 이러면 내가 남잔줄 모를꺼 아냐.....


우석이도 카운터에서 아저씨랑 실랑이 하는게 맘에 걸렸나보다
그후로도 카운터 아저씨는 수시로 아이만 보면 "너 진짜 몇살이니?" 하며 물어봤다.


[장우석이 그린, 마음을 모으는 만달라 그림]


YMCA 아기스포츠단에서는 <들어주자 들어주자>라는 책을 쓰신 박문희 선생님이 주창하는 '마주이야기'교육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주 이야기 ’는 아이들이 말을 하고 싶을 때, 제대로 잘 들어주는 교육입니다. 아이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일 입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준 만큼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마주이야기는  “순수하고 기발한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를 키워줄 수 있다 ”고 합니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들의 마주이야기를 공개합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아이들과 운문산 자연휴양림으로 가을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사진에 보는 아이들은 여섯 살 반 녀석들입니다. 가방을 숙소에 내려놓고 바깥으로 쏟아져 나오더니, 그 중에 씩씩한 녀석이 재미있는 놀이를 하나 찾아냈습니다.

녀석들 키 보다 높은 바위위에 올라가서 아래로 뛰어내는 위험한(?) 놀이입니다. 또래 아이들 중에서 운동 신경이 뛰어난 한 아이가 먼저 바위에서 뛰어내리며 친구들에게 자랑을 합니다.

"야 봐라 난 여기서 뛰어 내릴 수 있~~다."

곁에서 지켜보던 아이들 중에서 몇 몇이 함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이 놀이에 참여합니다.

"야~ 봐라, 나도 할 수 있~~다."
"야! 야! 나도 할 수 있~다. 볼 래?"
"얘들아 ○○이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앞을 다투어 줄을 서서 뛰어내립니다. 아직 겁이나서 선뜻 바위위에 올라서지 못하는 아이들은 구경만하고 있고, 자신감이 붙은 아이들은 줄을 서서 차례로 뛰어내립니다.

그 중에 좀 더 용감한 녀석들은 바위 위에서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다가 아래로 뛰어내립니다. 하늘로 솟구쳤다가 뛰어내릴 자신이 없는 아이들은 바위 위에 쪼그리고 앉았다가 얌전하게 아래로 뛰어내립니다.

한 참을 친구들이 뛰어내리는 것을 지켜보던 아이들 중에 ★★이 용기를 내서 바위위에 올라서봅니다. 곁에 있는 친구들이 빨리 뛰어내리라는 재촉을 받으며 망설이든 ★★이 결국 바위에서 뛰어내리고 맙니다.

한 번 성공한 ★★이는 재미가 붙었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맨처음에는 뛰어내릴 때 바들 바들 떨리던 종아리가 이제는 조금도 떨리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바위위에 서서 한 참을 망설이다 뛰어내렸지만, 이제는 바위위에 올라서자마자 주저 없이 아래로 뛰어내립니다.

아이들은 또래 속에서 배우고 성장합니다. 누가 이 아이들을 말릴 수 있을까요? 장난감이 없어도 아이들은 잘 놀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둘러 싼 자연에는 모든 것이 아이들의 놀잇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단순하고 시시해보이지만, 아이들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놀이 하나만 가지고도 하루 종일 지겹지 않게 놀 수 있습니다.

어른 눈으로보면 위험 천만한 놀이이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만들어낸 놀이가 선생님이 권하는 놀이보다 훨씬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만들어 낸 놀이를 하는 동안 놀라울 만큼 공정한 규칙도 만들어내고, 공동체 속에서 질서를 만들어냅니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놀이 규칙을 어기는 아이들도, 스스로 만들어낸 놀이 규칙은 잘 지킵니다.

Posted by 이윤기
 

“선생님이 돼가지고 그 것도 못 잡아요”


숲속학교 하는 날 아이들과 팔용산으로 향했다. 친구 손잡고 걸어가는 아이들, 노래 부르며 가는 아이들, 무언가를 발견해 멈추고 집중하는 아이들, 저마다 하고 싶은 데로 오르기에 도착 장소까지 한참이나 걸린다. 


가방을 내려놓는 곳에 도착하면 잠깐의 자유시간을 준다. 어제 묻어둔 보물이 무사히 있는지, 어제 봤던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었는지 아이들마다 숲을 탐색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이 날도 어김없이 자유시간을 가지고 아이들과 무엇을 할지 의논해 수원지 저 멀리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수원지 앞 계단에서 가위, 바위, 보로 계단 오르기도 하며 신나게 올라갔다. 넓은 수원지 둘레로 등산로가 있는데 구경하며 걸을 수가 있다. 약간은 위험해 보이지만 그런 만큼 아이들은 더욱 조심한다. 친구가 위험한 곳에 가면 “거기로 가면 안돼! 이리와” 라며 친구를 챙기는 멋진 모습도 보인다.

 

팔용산에는 용이 여덟 마리 살았는데 아마 저수지에 살았을 거라는 둥 선생님은 봤다면서 아이들과 이야기하며 재미나게 가고 있었는데, 저수지 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 나타나 아이들과 가까이 내려갔다. 그런데 깜짝 놀랄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현이가 선생님 “뱀이예요” 하는 것이었다. ‘뜨악’ 나는 속으로 얼마나 놀랬던지 순간 얼음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뱀이 무섭다는 걸 두려웠던 경험을 해보지 않은 아이들은 친구들을 부르며 뱀 있다고 빨리 오라고 신이 나서 친구를 부르고 구경을 했다.


뱀은 주황색이었는데 입에 개구리를 물고 있었다. 어렸을 적 큰집 시골에서 뱀을 많이 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나도 그맘때는 무서워하지 않았었다. 아무튼 뱀은 우리가 시끄러웠는지 바위 위로 올라가서는 물 위로 S자를 그리며 저 건너편으로 사라졌다.


아이들과 뱀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는데 아이들은 다음에 또 만나자며 잘가 라고 인사도하고 아쉬워했다. 동물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뱀인데 산에 뱀이 정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소중한 경험을 한 것이다.


나는 왜 새우가 무서울까?

그렇게 뱀과 만나고 조금 더 걸어가다 시간이 많이 흘려 발길을 돌렸다. 길을 돌아 내려가는데 이번에는 계곡과 저수지 물이 만나는 부분이 나타났다. 아이들 저마다 물이 밑에(물놀이 하는 곳)보다 더 차갑다며 물에 손 담그고 노는데 정혁이가 그 물속에 있는 작은 새우를 발견했다. 투명한 새우는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발견할 수 있는데 아이들이 잡아서 보자고 나를 보챘다.


두 손을 걷고 새우를 잡으려는데 이런... 왜 나는 새우가 무서운 것일까?ㅠㅠ 새우는 다가가면 톡톡 튀면서 내 손바닥을 찔렀다. 선생님 체면에 무서워할 수가 없기에 새우가 물고기보다 빠르다며 핑계대고 있는데 한 아이가 “선생님이 돼가지고 그 것도 못 잡아요”하며 비수를 꽂는 것이었다.


“아니다~선생님 잡을 수 있다. 기다려봐”하며 신발, 양발 다 벗고 박세리처럼 물 속에 들어갔다. 한~참을 헤맨 끝에 물병을 이용해 새우를 잡았는데 어찌나 뿌듯하던지 금메달 딴 기분이었다. 겨우 선생님 체면 세우고 내려왔다.


아이들은 돌아가며 물병을 들고 어린동생들에게 새우라면서 자랑하고, 보여주고, 뱀과 만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는 생명이라며 계곡물에 다시 살려주었다. 아이들은 말을 하지 않아도 안다.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말이다.


호기심에 이리보고 저리 보다가 죽어버리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생명을 함부로 죽이면 안된다는 것을 조금씩 배워간다. 이날 경험은 아이들 마음속에 소중한 추억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내마음속 추억처럼... <바다반>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처음 아이들을 만나면 교사로서 점심시간이 제일 곤혹스럽다. 우리 점심밥상은 산, 들, 바다에서 나는 유기농 야채위주의 반찬들로 이뤄져있다. 집에서 야채들을 잘 먹어보지 않은 아이들은 그런 반찬들에 익숙해질 때까지 점심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곤 한다.

 

아이들에게 왜 야채가 몸에 좋은지, 편식하지 않도록 그리고 먹어보지 않은 야채를 먹는 경험을 해주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먹는 방식들이 생기는 것 같다.


몇 일전 점심시간에 재미난 일이 있었다.


아이들은 밥 먹을 때 한 명이 물을 먹기 시작하면 너도 나도 물을 먹는다. 밥 먹는 중에 물을 너무 많이 마신다 싶어 이야기 나누기 시간에 ‘밥 먹을 때 물을 많이 마시면 안 좋은 점’을 이야기해 주었다. 가급적이면 밥 다 먹고 물을 마시도록 약속을 하였다. 하지만 매운 김치라도 먹으면 아이들의 그런 약속은 온데 간데 없어져 버린다.


그 날도 지현이랑 수민이가 밥 먹으면서 물을 계속해서 마시러 들락거렸다.


“매우면 국물을 마셔볼래?”
"그래도 매워요"
“조금만 참고 밥을 한번 먹어봐봐. 정말 참기 힘들면 물을 조금 마시구”

 

그때 아이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음, 있잖아. 우리 이렇게 할래? 안맵다. 안맵다. 안맵다....”
“알겠다. 안맵다. 안맵다. 안맵다.....”
“진짜 그렇게 하니까 안맵다”
“맞제... 나도 안맵다”



 

나는 아이들이 너무 대견하기도 하고 재밌어서 밥 먹다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줬더니, 일제히 밥 먹다가 서로 마주앉아 웃으며 손을 꼽는다.


“안맵다. 안맵다. 안맵다......”
“진짜. 안맵다. 하하하.....”
“선생님! 선생님도요 더 매운거 먹으면 안맵다 열 번 하세요. 그럼 안매워요”
“그래. 나도 매운거 먹으면 그렇게 할께. ” 

다음 날은 점심반찬으로 두부된장국이 나왔다. 젓가락이 있는 아이 중 한명이 갑자기 두부를 젓가락에 차례차례로 꽂더니,

“이봐봐.. 꼬치구이다.”
(다른 아이들도) “나도 꼬치구이다.”
“선생님! 나는 젓가락이 없어서 안돼요.”
“두부 없어요. 더 주세요!”

그날 교실은 순식간에 재미난 놀이 밥상으로 바뀌어 버렸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모르는 자기들의 방식으로 아주 단순한 것도 그렇게 재미난 놀이로 바꾸는 놀라운 재주를 가진 것 같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선생님 오늘 숲속학교 가요?” 

“선생님 저 옷가지고 왔어요” 


아이들이 숲속학교 가기 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처음 숲속학교를 가는 친구들은 잔뜩 기대감에 부풀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작년에 이어 올해 또 가는 친구들은 숲속학교에서 즐겁게 놀 생각에 신이 나 있습니다.


드디어 출발~! 차를 타고 팔용산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걸어 올라가면서 솔방울도 보고 도토리도 줍고 이름 모르는 곤충도 보고 등산객에게 인사도 하였습니다. 우리가 밥 먹고 쉴 수 있는 곳에 도착~! 와~~ 아이들이 정말 신이 나서 가방을 벗자마자 뛰어다닙니다. 교실에서만 생활하다가 숲속에 오니 더 즐거운 것 같았습니다.


숲속에서는 주변의 모든 자연물이 수업에 진행될 수 있고 놀잇감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수원지 쪽으로 올라가서 적당한 장소를 찾아 주변의 돌멩이를 모아 그림을 그려보기로 하였습니다.


종이에 크레파스나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다가 숲속학교에서는 돌멩이로 그림을 그리니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꽃도 그려보고 엄마얼굴도 그려보고 자기가 그려보고 싶은 것을 돌멩이에 표현했습니다.




돌멩이로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돌탑을 쌓아보자고 주위에 돌멩이
를 들고 왔습니다. 큰 돌도 가져오고 작은 돌을 이용해서 차근차근 돌탑을 쌓아보았습니다. 점점 높이 올라가는 돌탑! 우리키만큼 쌓아보자고 하더니 그만 와르르 무너지고 다시 차근차근 쌓아보았습니다.
 

나뭇잎을 모아서 머리띠에 붙혀서 인디언 모자를 만들었습니다. 나뭇잎, 솔방울...자연에서 나는 모든 재료로 인디언 모자를 만들어 타잔이 되어보았습니다. 돌멩이, 나뭇잎, 솔방울, 도토리, 나뭇가지, 모래 등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다 여울반 친구가 된답니다.


점심을 먹은 후 얕은 물에서 물놀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바위에 붙어있는 다슬기, 물고기, 물에 사는 생물을 보았습니다. 빈 통에 다슬기, 물고기를 잡아 친구들에게 자랑도 하고 관찰도 해보았습니다. 집에 갈 때는 아이들이 잡은 다슬기, 물고기 엄마 아빠에게 돌려보내주었습니다.


집에 갈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아쉬워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또 내일을 기약하며 주위에 버려진 쓰레기를 모아서 정리를 하고 산을 내려옵니다. 숲속학교에서 무얼 하면서 놀까 궁금하셨던 부모님들 우리 친구들 정말 신나게 놀지요?


자연과 교감하며 신나게 노는 우리 아이들 모습에 저도 힘이 불끈 솟습니다. 검게 그을린 얼굴을 보면서 남은 학기도 파이팅을 외쳐봅니다.~!! <여울반>



나무처럼 자라는 숲속학교
 
책 소개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