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펑펑내리던 지난 겨울 다녀온 졸업여행입니다. 지금 아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습니다. 캠프 다녀와 쓴 글을 잊고 지내다 여름이 다 되어 포스팅합니다. 사진을 보니 벌써 오래전 이야기 같습니다.


겨울방학 동안 아이들과 졸업여행으로 2박 3일간 해오름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매년 진행하는 해오름 캠프는 초등학교 입학을 하게 되는 어린이들의 힘찬 ‘해오름’(시작)을 격려하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리더십 키우는 캠프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자율, 창의, 자립에 초점을 맞추어 ‘아이들이 모든 활동을 스스로 만드는 캠프’입니다.


캠프를 진행하는 지리산 의신마을은 쌍계사에서 벽소령 방향으로 차를 타고 20분쯤 올라가면 있는 지리산 산간마을입니다. 이곳에는 YMCA 회원이 운영하는 홍산장이라고 하는 아름다운 통나무집과 황토방이 있습니다.

저녁나절이면 군불 피우는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산간마을과 수정처럼 맑은 물이 흐르는 의신계곡에서 아이들은 얼음을 지칠 수도 있으며 활동을 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첫째 날 아침 마산역에 17명 바다반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방학 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부모님 손잡고 나온 아이들을 보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캠프기간이 길어 부모님들께서는 걱정되어 이것저것 부탁하시는데, 아이들은 들떠있는 해맑은 모습이었습니다. 부모님과 인사를 나누고 8시 20분 기차를 타고 하동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기차 안에서는 싸온 간식도 함께 나누어 먹고,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하동에 도착하여 하동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해 한 시간가량 다시 버스를 타고 의신마을에 갔습니다. 의신마을까지 가는 동안에는 아이들이 피곤했던지 내내 잠을 잤습니다. 한 시쯤 홍산장에 도착하여 짐 풀고 바로 밥을 먹었습니다.


식사 후 오후시간은 계속탐사였습니다. 얼음도 깨어보고(아이 두 명이 신발이 졌었지요^^), 나무와 나뭇잎도 수집하였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숙소로 돌아와 아래 마당에서 불을 지폈습니다. 나중에는 아이들 얼굴에 숯이 묻어 까매지고, 그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왔답니다.


불 피운 곳에 철망을 놓고, 아빠선생님께서 은박지로 돌돌 싸주신 닭을 철망에 올려 앞, 뒤 뒤집으며 노릇노릇 맛있게 구웠습니다. 구울 때는 아이들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구운 닭을 숙소로 가지고와 콧물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맛있게 먹었답니다. 

저녁을 먹고 상자뜨기를 하였습니다. 상자로 코를 만들어 굵은 털실로 뜨개질을 하는 것인데, 졸업생겨울학교 때 반응이 좋아 우리 일곱 살도 도전해 보았지요. 역시나 집중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그렇게 첫째날은 뜨개질로 하루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둘째 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먹고, 노고단등반이 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세상이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집도 하얗고, 달님차도 하얗고, 하늘에서는 계속해서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나 눈을 보고 폴짝폴짝 좋다고 뛰는데, 눈이 이렇게 쌓이면 노고단까지 차량진입이 안되기에 선생님들은 긴급대책을 세워야했습니다. 특히 아빠선생님께서 분주하셨지요. 국립공원이 여는 대로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역시나 차량은 통제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하여 저희는 의신마을 뒤 벽소령등반으로 행선지를 바꾸었습니다. 장소는 바뀌었지만, 예정대로 라면과 코펠 등 먹을 거리는 싸들고 산에 올랐지요. 선생님들은 노고단 등반을 못해 아쉬웠지만 잘 모르는 아이들은 눈이 많아 마냥 신이나 있었습니다.

서로 눈을 뭉쳐 던지고, 바닥에 누워 팔을 휘저으며 천사(?)를 만들고, 산에 오르는 동안 신나게 놀았습니다. 사십 분 가량 오르니 다리가 나왔습니다. 아빠 선생님께서 미리 다리 밑에서 라면을 끓이고 계셨습니다. 날씨가 어찌나 추운지 라면 끓이려고 떠놓은 물이 금세 얼었습니다.

덕분에 따뜻한 라면이 꿀맛이었습니다. 장갑이 젖어 우는 친구도 있었지만요. 조별로 순서대로 라면을 먹었는데 먼저 먹은 조는 양이 조금 모자랐던지 산장에 내려와 김치볶음밥도 해먹었습니다. 저녁식사 후에는 뜨개질을 하고 ‘니모를 찾아서’DVD를 관람하고, 윷놀이도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마지막 셋째 날은 아침식사 후 수제비 만들기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반죽을 하고, 채소를 자르고 다시국물도 우려 맛있게 만들어 먹었습니다. 마지막 날이기에 점심식사 후 짐을 정리하고, 일찍이 나섰습니다. 버스 시간을 맞추기 위해 아빠선생님께서 쌍계사까지 달림차로 태워주셨습니다.

그래서 쌍계사에 하동버스터미널로 이동하였는데, 하동버스터미널에 내리니 붕어빵 파는 곳이 있었습니다. 제가 방학하기 전 해오름 캠프가면 간식으로 붕어빵사준다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우리선생님이 사준다했다며 사달라고 조별선생님께 조르고, 한 아이는 네 개에 천원이더라면서 선생님께 가격까지 가르쳐주더랍니다.

담임인 저는 캠프담당인지라 뒷정리를 하고 기차역에서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럼 붕어빵이 아이들 수대로 있으면 사주고 없으면 안된다하였는데 마침 붕어빵이 하나도 없어 못 사먹고 하동역으로 왔습니다. 



하동역에 도착해서도 담임인 제가 나타났는데도 하나도 안 반가워하고 아이들은 투덜거리고 있었습니다. 조금 서운한 마음도 들었지요. 아이들이 깜짝 놀랄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유정란과 귤을 간식으로 들고 왔기에 아이들이 붕어빵을 잊겠거니 했습니다.

기차를 기다리며 계란과 귤을 먹었지요. 그런데도 아이들은 붕어빵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마음이 상해있었습니다. 사준다해 놓고 안 사준다면 선생님 거짓말쟁이라는데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장숙희선생님과 열심히 뛰어 하동터미널로 갔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마침 붕어빵이 19개가 있어 기쁜마음으로 붕어빵을 샀습니다. 무슨 금매달 딴 기분이었지요. 기차시간이 빠듯했기에 택시를 타고 다시 하동역으로 갔습니다. 붕어빵 사왔다고 하니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하는데 저 또한 기분이 좋았습니다. 

기차를 타고 마산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마산에 도착하니 부모님들 모두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꼭 이산가족 상봉하듯 아이들을 반갑게 맞아 주시고, 서로 감사인사를 나누며 헤어졌습니다. 이렇게 일곱 살 아이들과 마지막 추억여행을 다녀왔습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오늘 아이들과 새노래를 익혔다. 항상 그렇듯 새노래는 내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불러 준다. 백창우선생님 말처럼 전자음이 아닌 사람의 목소리로 불러주는 것이 제일 좋다기에(절대 피아노 못 쳐서 그런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흠...) 그렇게 하고 있다.


다행히 아이들도 그냥 CD를 틀고 가르쳐 주는 것보다 내 목소리를 더 좋아하고, 우리선생님 노래 잘 부른다며 칭찬까지 해준다. 정말로 잘 부르는 것은 아닌데도 그렇다. 나보고 노래 잘부른다 말해주는 아이들이 그저 고맙다. 아이들은 아마 한 소절 한소설 주입식으로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듣고 저절로 익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 주 새노래는 백창우 선생님이 만든 노래 '개구쟁이 산복이'였다. 가사가 꼭 우리 아이들을 말하는 것 같아 참 좋다.

"이마에 땀 방울 송알송알
 손에는 땟국이 반질반질
 맨발에 흙먼지 얼룩덜룩
 봄 볕에 그을려 가무잡잡
 멍멍이가 보고 엉아야 하겠네
 까마귀가 보고 아찌야 하겠네"


이 노래를 신나게 불러 주었다. 몸까지 흔들어가면서 여러번 불러 주었다. 그러다보니 차츰 따라 부르는 아이도 생긴다. 그렇게 노래를 부르는데 광민이가 막대기(어디서 구해왔을까?)들고 책상을 탁탁치는데 박자를 맞추어가며 치고 있었다. 마치 드럼을 치듯이 말이다.

노래를 부르는데 그 소리에 한 층 더 신이났다. 그래서 광민이를 칭찬해 주었다. 꼭 드럼연주가 같다며 노래가 더 재밌어진다 그랬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다시 부를테니 다시 한번 쳐보라고 친구들이 못 들었으니 다시 들려주자 그랬다.

그렇게 한 곡을 부르고 아이들이 자기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내친김에  "그럼 너희가 두드리고 싶은거 마음대로 골라와 내가 노래 불러줄께" 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저마다 가지고 오는데 가지각색이다.

연필을 들고 책상이나 의자를 치는 아이, 진짜 드러머 처럼 의자를 배치하는 아이, 칫솔과 양치컵을 들고 치는 아이, 또 그것을 바닥에 쪼로록 놔두고 치는 아이, 크레파스통을 들고 와 색연필로 치는 아이(각설이 타령 춤 추듯이 말이다) 참 다양도 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연주를 하고 나까지 몸이 들썩들썩 신이나서 노래를 불렀다. 몇 곡이나 불렀는지... 스케치북에 우리가 배운 노래를 모두 적어 놓은 노래책이 있는데 그 노래를 전부 다 불렀다.

그것도 몇 번씩이나 말이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계속 불렀다. 나중에는 목이 아프기도하고 많이 불렀다 싶어 
"이제 그만 부를까?" 물으니 "아니요 한번 더 해요"한다. 힘들지도 않는지 아이은 대단하다.

우리는 이렇게 노래를 부르며 리듬을 타고 박자를 맞추며 난타공연까지 한 것이다. 우리 멋진 바다반 기특하기 그지 없다.

나도 초임 교사 시절에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칠 때는 한마디 불러주고 따라부르게 하면서 노래를 외우게 했었다. 이 방식이 아니다라는 걸 깨닫고 부터는 새노래를 가르칠 때는 그냥 내가 노래를 부르고 점심시간에 CD를 틀어 놓고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했었다.

그런데 오늘 아이들과 교실에서 일어난  체험은 나에게 또 다른 깨달음을 주었다. 오늘 아이들이 보여준 것 처럼 노래는 외우고  배우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몸으로 느끼고, 표현하고, 즐기는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오늘 아이들에게서 또 배웠다. 교사는 늘 아이들에게 배운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텃밭농사를 지어야 할 시기가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무엇부터 할 지 계획을 세워보았다. 3일 정도 걸쳐 겨울과 봄을 지낸 이름모를 무성한 풀들을 뽑고, 다음 주에는 작년처럼 고추, 가지, 토마토 모종을 심고, 상추와 치커리 씨앗을 뿌리기로 하였다.


사실 우리 텃밭은 텃밭이라 하기에는 작은 규모 화단이다. YMCA 건물 뒤에 방치되어 있던 화단을 정리하여 텃밭으로 사용하고 있다. 작은 규모지만  농사를 지으면 아기스포츠단 아이들이 모두 나눠먹고도 남을 만큼 수확을 할 수 있다. 

특히, 집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급식선생님이 농약과 화학비료가 아닌 자연거름을 가져다 주셔서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다. 거름을 뿌린 텃밭 흙에는 영양분과 살아 있는 생명체들이 가득해 작물들이 쑥쑥 자란다. 죽은 흙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흙인 것이다. 텃밭은 YMCA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우선 텃밭 정리를 하려면 풀을 뽑고, 주변 쓰레기도 줍고 해야한다. 풀 뽑기에 앞서 풀 한포기의 생명도 소중함을 알려 주고 싶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애들아 텃밭에 풀들이 많이 있지? 사람들은 잡초라고 하지만 그 풀들도 우리가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 처럼 이름이 있데 잡초가 아닌거지

우리도 만나보지 못하고 모르는 사람은 이름을 모르잖아 그런 것 처럼 그 풀들의 이름을 모르는 거야. 우리가 생명이 있듯이 풀도 생명이 있고 이름도 있어 그래서 모두 소중한 거지


그런데 이름 있는 이 풀들이 소중하긴 하지만 우리가 텃밭에 농사를 지으려면 이 풀들이 고추나 토마토가 자라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뽑아야해 정말정말 미안하지 그래서 풀들에게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풀을 뽑고 농사를 지어야 하는거야"

이렇게 말해주었다. 초롱초롱한 아이들 눈빛을 보니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는 몇 명을 제외하곤 이해한 눈빛이다. "미안해" 말하고 풀을 뽑을 거란다. 기특한 아이들... 풀은 뿌리 가까이 잡고서 뿌리채 뽑아야 됨을 일러주고 주변의 쓰레기도 줍기로 하고 텃밭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뽑으면 되요?"
"선생님 나 풀뽑았어요 보세요"
"선생님 나 진짜 많이 뽑았지요"

저마다 말도 많고 자랑도 많다. 편을 나누어 뽑기도 하고 한 친구가 뽑으면 한 친구는 풀 모으는데에 나르고 서로 힘을 합하여 뽑기도 한다. 

살아 있는 흙이다 보니 풀을 뽑으면 땅 속에서 아이들 엄지손가락만한 애벌레도 나오고, 지렁이, 지네, 콩벌레, 개미굴, 이름 모를 벌레들이 많이 나온다. 그럼 아이들은 보물이라도 찾은 듯 정말 기뻐한다.

아이들은 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벌레들이 나오는 순간 망설임도 없이 덥썩 잡는다. 

이리보고 저리보며 관찰하고, 집도 만들어 주고. 가족(?)도 만들어 주고 놀다가 다시 흙으로 보내준다. 늘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기에 아이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죽이지 않고 다시 보내줘야함을 말이다. 


모든 아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나 몰래 친구들 몰래 호주머니에 콩벌레를 가져가는 아이도 있다. 그런 아이들까지 야단 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데려가고 싶었을까? 그렇게 들고가 자기 때문에 죽는 경험을 하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아이들은 다시는 그러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텃밭에가면 나중에는 농사짓기보다 텃밭에 사는 벌레와 흙놀이에 아이들은 흠뻑 취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텃밭가기를 좋아한다. 항상 깨끗한 집에 사는 아이들이 언제 그렇게 벌레와 곤충들을 실컷 만져 볼 수 있었을까? 얼마나 신이 날까? 아이들이 좋으면 나도 좋다^^

그래도 오늘은 수확이 좋다. 그 많던 풀을 거의 다 뽑았다. 다음 시간에는 풀뽑기보다 벌레들과 더 많이 놀 수 있겠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배려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말이 아닌가 한다. 배려라는 정의는 책제목 밑에 작은 글로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라고 적혀 있는데 사전적인 의미보다 표현이 더 적절한거 같다.

이 책은 대부분의 마음을 다스리는 책들과 다른점이 있다면 소설책처럼 구성하여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 주인공 ‘위’는 회사에 수석합격이후 단한번의 낙오없이 고속승진하며 자신감있는 회사생활을 하였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회사의 정리 대상의 부서인 프로젝트1팀으로 발령이 나고 아내로부터는 이혼신청서를 우편으로 받는다.


왜 자신이 그래야 되는지 그저 위와 앞만 보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숨가프게 달려온 ‘위’는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다.


늘 뻔한 얘기지만 우리 삶의 가장 기본을 알려주는 공자왈, 세상은 혼자 사는게 아니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산다는 걸 잘 아는 직업조문객, 세상 이치를 상대방의 관점에서 보려고 하는 명함수집가, 맡은 업무는 효율적으로 잘하면서 사무실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는 요술공주, 자존심으로 허상만 좇는 조구라 그들은 논리적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프로젝트1팀 구성원으로 바로 우리 주변에서 늘 볼 수 있는 동료이자 또한 나 자신이다.


위는 프로젝트1팀에서 마뜩찮아 하던 부서원들과 부대끼며 자신이 잘못 살아왔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 작은 변화가 얼마나 자신의 삶을 크게 변화시킬지 ‘위’는 잘 몰랐다.


‘위’는 행복, 즐거움, 그리고 성공의 조건은 모두 배려라는 키워드에 달려 있었다는 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다시 회사에서 신뢰받는 사람이 되었으며, 사랑하는 아내도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이 스스로 ‘위’였던 적은 없었는지 생각해보면 아니라고 쉽게 말하지 못한다. 세상은 주고 받는 것이지 받은 다음에야 주려고 하면 기다리는 사람은 없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먼저 배려를 실천해 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배려를 실천하는 다섯가지 포인트를 이야기하자면,


1. 배려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2. 배려는 받기 전에 먼저 주는 것이다.
3. 배려는 날마다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4. 배려는 자연스럽고 즐거운 것이다.
5. 배려는 사소하지만 위대한 것이다.


글쓴이  김은정

Posted by 이윤기
 

겨울방학을 마치고 첫 등원하는 날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6세, 7세 친구들은 계단으로 올라가고 저 역시 다른 날과 다름없이 5살친구들에게 “얘들아 엘리베이터 타자”라고 말했습니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엘리베이트 버튼을 누르려고 하는데, 아주 당당하게 “우리 6살인데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YMCA에서는 다섯 살 아이들만 엘리베이트를 타고 다닙니다.

그 순간 푸하하하 웃었습니다. ㅋ ㅋ (속으로 짜~식들 아직 졸업도 안했는데 6살이 그렇게 빨리 되고 싶나하는 생각, 해가 바꿨으니 6살은 맞네 하는 생각, 내 나이 정도 되면 나이 먹는 게 싫다라는 생각, 선생님 생각은 안한다는 생각 등 그 짧은 시간에 이런 저런 생각이 났습니다.)

“맞나~ 너희들 6살 이가?” (큰소리로)
“네~”
“그러면 엘리베이터 타고 싶은 사람만 타고 가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은 계단으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씨앗반 안~녕!!”
“선~생님~”
“와~~”


무슨 이산가족 상봉하는 것처럼 말도 하지 않았는데 서로 부등커안고 뽀뽀도 하고 암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방학 동안 아이들이 참 많이 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씨앗반 방학 동안 뭐했어~?”
“저는요 할머니 집에 갔어요.”
“눈썰매 타고 왔어요.” “우~와”
“나도 눈썰매 탔어요.” “맞나.”
“할머니랑 같이 집에 있었어요.”
“동물도 봤어요.”

전부 자기들 이야기 한다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갑자기 아침에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났습니다.

“씨앗반 ~ 너희 몇 살이야?” 한사람도 빠짐없이 (큰소리로)
“6살이요”
“맞나~ 너희 5살 아니가!”
“아니에요. 우리 6살 이예요.”
“엄마가 그렇게 이야기 했어요.”
“우리 아빠도 이제 6살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너희 지금 씨앗반에 있잖아.”


잠시 조용해졌습니다.

“그래도 6살 이예요.”
“그래 6살 맞다~ 근데 그래도 너희들 아직 6살 아니다.”
“왜요?”
“설날이 아직 안됐거든. 떡국을 먹어야지 진짜 6살 된다. 지금은 작은 6살이다. 그런데 설날에 떡국 먹고 나면 진짜 6살 된다.”
“그러면 떡국 두 번 먹으면 7살 되요?”
“ㅋ 아니 떡국 두 번 먹어도 7살 안 된다.”
“왜요”
“옛날 사람들이 약속을 하나 만들었는데, 설날에 떡국을 먹게 되면 나이 한 살 먹기로 서로 이야기를 했데~  근데 그날 떡국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한 살만 먹기로 약속을 했대~”
“1월 달, 2월 달, 3월 달,4월달, 5월 달, 6월 달, 7월 달, 8월 달, 9월 달, 10월 달, 11월 달, 12월 달이 지나고 다시 1월 달이 돼서 설날에 떡국을 먹게 되면 너희들이 7살이 된~다.”
“아~”(반은 알아듣고 반은 못 알아듣고)
“삼백육십다섯(365) 밤 자고 나서 떡국 먹으면 7살이 된데.”
“그러면 선생님 ~ 있잖아요~(손가락으로 숫자를 만들면서) 세 번하고 여섯 번 하고 다섯 번 자면 되요?”
“^^ 응 그래 그렇지~”이야기가 끝난 뒤 이래저래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집에 갈 때
“씨앗반 늦었으니까 엘리베이터 타고 가자~”
“안해요. 싫어요.”
“왜?”“6살이잖아요.”
“음~~~~그래 알겠다. 계단으로 내려가자~”

그날 씨앗반 친구들은 계단으로 내려갔답니다.^^ 그래도 아직 저에게는 처음에 콧물 흘리고 집에 가고 싶다고 울던 그 때 그 5살 씨앗반 친구들같은데...... 이 섭섭한 마음을 씨앗반 친구들은 알까요?^^


 

공장 장난감 없는 교실


2008년 9월 25일 ~ 9월 31일 공장 장난감 없는 교실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장난감 없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교실에 있었던 장난감들을 상자나 봉지에 담아 모았습니다. 각 반에 있는 책상과 의자도 교실 한 쪽으로 밀거나 창고에 갔다 넣었습니다.

아이들과 재활용품을 이용해 놀이도 했습니다. 티슈 곽에 색종이를 붙여 벽돌 쌓기 놀이도 하고, 신문지 뭉쳐 바구니에 넣기도 하고, 빳빳한 종이로 세모, 네모 모양을 만들어 도형 만들기 놀이도 했습니다.

도형 만들기를 할 때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집 모양, 세모, 네모를 만들다가 계속 하다보니 특이한 모양도 나오고 모자라는 조각은 더 달라고 이야기도 했습니다. 이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집중력이 대단했습니다.

공장 장난감 없는 교실이 끝난 뒤에도 아이들이 계속 하고 싶어 했습니다. 다른 반 친구들에게도 같이 하자고 이야기도 하고 언니 오빠들도 교실에 들어와 같이 놀이를 했습니다. 공동체 놀이도 많이 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얼음 땡 놀이, 술래잡기 등 놀이를 할 때 처음에는 아이들이 규칙 없이 마음대로 놀이를 했습니다.

그런데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니 아이들끼리 규칙을 정하고 새롭게 놀이를 만들어 자기들만의 놀이가 탄생했습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시시할 줄 몰라도 아이들은 땀 나는 줄도 모르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이를 합니다.

7살친구들은 선생님과 윷놀이를 통해 경쟁의 느낌(?)을 알고 여자친구들은 노래를 틀어 동생들과 함께 춤을 추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 노바디 노바디 ~♪♫ 공장 장난감 없는 교실을 통해 아이들을 좀 더 알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좀 더 가정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오늘 음료수로 염색하기를 하였습니다. 예전에는 아이스크림으로 염색이 잘 되는 모사 실을 이용해 염색을 하였었는데 이번에는 스펀지2.0을 참고로 하여 음료수로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실험은 아주 간단합니다. 아이들이 잘 보이도록 투명냄비에 색깔이 진한 음료수를 붓고, 70℃ 로 끓인 뒤 천을 담궈두기만 하면 됩니다. 온도계가 없어 70℃ 를 맞추기 힘들면 팔팔 끓이지 말고 따듯할 정도까지 끓이고 불을 끄면 됩니다. 그렇게 끓인 뒤 스펀지에서는 5분 동안 담궈두라했는데, 정말 실크천을 넣자마자 색깔이 순식간에 변했습니다. 마술처럼 말이지요.

우리는 환타오렌지맛음료와 오란씨 포도맛 음료 그리고 파워에이드(파란색)음료로 실험을 했습니다. 실크는 정말 이쁜 주황색, 보라색, 하늘색으로 변했지요. 그 걸보는 순간 아이들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놀라워하였습니다. 깨달은 것이 많은 반짝이는 눈빛이었지요.

실크를 건져내고 색소가 얼 만큼 없어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끓은 음료와 새 음료를 비커에 붓고 비교해 보니 확실히 염색 후 음료가 연해진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실험을 하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이렇게 천이 염색이 되듯이 우리몸 속에 염색이 되는 것이라고요. 주황색,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여러가지 색소가 든 음료를 먹다보면 우리 몸이 까맣게 변해버릴지도 모른다고 말이지요. 색소가 몸 속에 자꾸 쌓이면 나쁜병에 걸린다는 걸 수도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합성착색료가 가득 든 음료, 오렌지는 없고 오렌지향 맛과 색깔만 있는 음료, 포도은 없고 포도향과 포도색만 있는 음료 먹지 말아야겠지요. 실험을 하며 아이들과 한번 더 다짐해 보았습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아이들을 만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학기가 지나고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왔습니다.

겨울방학을 보내고 온 아이들이 선생님을 보며 반갑게 인사하고 친구들 얼굴을 보며 즐거워 합니다.

“여울반 친구들~ 오늘 새로운 친구가 올꺼예요.”  “선생님 누군데요?”  “남자친구이고 나중에 오면 이름도 물어보고 하자.”  “와~~”


졸업을 앞둔 시점에 새로운 친구가 온다고 하니 아이들 모두 들떠 있었습니다.

“선생님~ 왜 안와요?”  “무슨 차 타고 와요?”  “음.. 아마 달님차 타고 올꺼야...”  “달님차 왜 안오지?” 평소 같으면 달님차 친구들을 기다리지도 않는데 새 친구가 온다고 하니 기다리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잠시 후 달님 차 친구들이 한 두명씩 올라왔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 친구가 올라왔습니다.


새친구가 여울반 교실에 들어오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이름을 물어 보았습니다. 새로운 친구의 이름은 이경민이고 그 친구는 처음 본 친구들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낯설어 하지 않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것이였습니다. 아이들도 그런 모습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 나누기 시간에 소개도 하고 앞으로 여울반 친구들과 잘 지내기로 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친구나 선생님에게 물어보기로 하였습니다.


하루가 가고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점심메뉴는 양배추쌈, 호박나물, 김치였습니다. 사전에 경민이 친구가 편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나 호박 싫어하는데...” 하면서 반찬을 받아갔습니다. 기도를 하고 밥을 먹는데 경민이가 안먹고 앉아있자 옆에 있던 친구가 “니 왜 안먹는데?”  “우리는 이거 엄청 맛있는데.” 하는것이였습니다. 그러고는 “야 일단 한번 먹어봐라, 먹어봐야 맛있는지 맛없는 알지.” 이러는 것이었습니다. “양배추가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 아나~.” 하고 일러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러자 경민이가 힘을 얻어 조금씩 먹어보았습니다. 채소를 싫어하는 경민이가 친구들의 말에 힘을 얻어 조금씩 먹는 모습을 보니 대견했습니다. 이제 채소를 잘 먹는 경민이 모습도 상상해볼 수 있겠죠?


여울반 친구들이 새 친구를 도와주고 이끌어 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비록 한달 남짓 여울반 친구들과 생활하지만 7세가 되어서도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멋진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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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도 뜨개질을 할 수 있다??라는 제목을 보고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을것 같다. 개질의 방법에는 (내가알기로는) 대바늘, 코바늘로 뜨는 방법이 있다. 바늘과 코바늘은 아직 손놀림이 자유롭지 않은 5살 아이들에게는 너무 어렵다.

하지만, 
 지금 소개하는 상자뜨기 유아기의 아이들이 하기에 충분하고 간단히 목도리도 완성할 수 있다.

<필요한 준비물>
- 털실 1~2타래(털실양이 많은것은 1타래),
- 4절하드보드지 또는 티슈곽(상자대용),
- 자
- 가위
*** 이때 털실은 굵을수록 좋다.


먼저 상자뜨기인 만큼 상자가 필요하다. 직접 상자를 만들어도 되고 다 쓴 티슈곽을 이용해도 된다. 상자는 4절하드보드지로 만들면 된다. 그리고 코부분을 만들어주면 되는데, 코 수가 많으면 목도리 넓이가 넓어지고 코 넓이가 클수록 목도리의 짜임이 커지게 된다.


[톱니바퀴처럼 보이는데 볼록 올라온 부분이 코에 해당된다.]


[실을 테이프로 고정시켜두고 시계반대방향으로 한바퀴 돌려준다]



한바퀴를 다 감고 나면 밑에 실을 위로 넘겨준다. 실이 다 할떄 까지 계속 반복하면 된다.

<마지막 매듭 부분>

[마지막 부분에 실을 조금 남겨 두고 그 실을 밑에서 위로 넣고 빼면 된다.]

<밑에 사진 처럼 마지막에 실을 잡고 쭉 잡아 당기면 된다.>


[실을 짧게 하면 수세미도 만들수 있다.]

<두 타래 실로 짠 목도리> 밑에 부분은 방울로 만들어 준다.

<일곱 살 아이들이 직접 만든 목도리>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초, 중,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를 졸업하면 같은 학교를 졸업한 선후배들이 모이는 동창회와 동문회가 있습니다. 그런데 유치원을 졸업한 선후배들이 모이는 동창회(?!) 들어보셨나요?? 여기 마산YMCA 아기스포츠단을 졸업한 아이들에게는 1년에 한번 함께 모여 서로 부대낄 수 있는 ‘겨울학교’가 있습니다.

작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하는 졸업생 겨울학교가 지난 1월 7일(수) ~ 10일(토)에 운문산자연휴양림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아기스포츠단을 졸업한 초등학교 1학년부터 4학년 아이들 23명이 모여 3박4일 동안 운문산에서 신나는 나날을 보내고 왔습니다.

작년에 참가했던 아이들 중에도 어김없이 겨울학교를 다시 찾아주어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어 더 없이 기뻤습니다. 그 중 한 형제는 올해도 겨울학교에 꼭 참가하기 위해 년 초 세뱃돈부터 용돈을 조금씩 저축해 캠프 비를 모았다고 합니다.

캠프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작한 첫날, 약속된 시간에 아이들이 하나 둘 YMCA로 모였고 우리는 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조별로 모여 앉아 조 이름, 식사와 청소당번, 동아리를 정하였습니다. 조 이름은 불사조, 북극곰, 도움상회, 해일로 정해졌습니다. 

동아리는 노래와 난타, 댄스스포츠, 연극, 뜨개질, 신문사가 있었습니다. 그 중 뜨개질 동아리가 작년에 이어 2회째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해 동아리의 인원을 균등하게 배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아리의 1,2,3지망 순위를 보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인원을 균등하게 나누어 이후 동아리 활동이 원만하게 이루어 질 수 있었습니다.

YMCA에서 점심을 먹은 뒤 우리는 캠프지인 운문산자연휴양림으로 행했습니다. 그곳에는 추운 날씨 덕분인지 꽁꽁 얼어붙은 계곡으로 인해 우리는 캠프 내내 얼음썰매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고드름이 주렁주렁 열려있어 얼음 깨고 도랑치고 고드름도 따먹고 신발이 물에 빠지고 바지가 젖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정말 신나는 놀이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캠프기간동안 ‘신나게 놀기’ 시간은 우리에게 도시에서 흔히 할 수 없었던 놀이들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었습니다. 얼음썰매타기와 고드름 따기가 지칠 때쯤이면 비석치기를 하였습니다. 선생님도 모두 다함께 편을 나누어 단계별로 비석치기를 하는데 비석이 땅에 떨어 질까봐 조심하는 모습 지켜보는 일은 정말이지 가슴을 졸이게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지겹지도 않은지 매일같이 모여 비석치기를 하는데 선생님들도 그게 가세하여 어릴 적 추억을 되살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겨울학교의 또 다른 재미 동아리 활동이 둘째 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노래와 난타는 아기스포츠단 시절 불렀던 노래는 물론 본인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여러 가지 악기를 동원해 두드리며 노래 부르기를 즐겼습니다. 그리고 최근 유행하였던 CM송을 개사하여 동아리원들의 특징을 살리는 노랫말을 지었고 이는 듣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댄스스포츠는 먼저 스트레칭으로 몸의 긴장을 풀고 흐르는 음악에 몸을 맡겨 자유로운 몸의 움직임을 표현해 보기도 하고 최신 유행댄스도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극동아리는 무대 위에서의 공연을 생각하며 여러 편의 동화를 읽고 주제를 정하고 스스로 대본과 소품을 만들어 연극연습을 하였습니다. 연극동아리 친구들은 마지막 발표 날 평소 연습에서의 모습보다 몇 배는 더 훌륭한 연기를 해내었습니다.

뜨개질 동아리는 캠프 기간 내에 완성 작품을 만들기 위해 상자뜨기의 방법으로 목도리를 만들었습니다. 상자뜨기는 누구라도 쉽게 뜨개질을 할 수 있고 소요시간이 적어 아이들이 활동하기에 적합하였습니다. 아이들은 뜨개질을 하다 지겨우면 틈틈이 노래도 불려가며 뜨개질을 했고, 캠프기간 내에 각자의 목도리를 완성할 수 있어 기뻐하였습니다.

신문사는 먼저 신문의 이름을 정하고 매일 1부의 신문발행을 원칙으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신문이름은 ‘운문단일(短日)일보’로 정하였습니다. 동아리원 한명한명을 기자로 칭하고 본인의 이름으로 기사를 썼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힘들어 하는 듯 하였지만 나날이 발전된 모습으로 셋째 날과 마지막 날에는 신문을 완성하기 위하여 신나게 놀기 시간에 놀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기사를 썼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대견하였습니다.

그리고 실제 취재의 경험을 위해 운문사로 야외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운문사를 찾아온 관광객과 스님을 인터뷰하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여러 문화재를 취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기사로 써 ‘특집, 운문사를 가다’를 발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올해 겨울학교에도 둘째 날 저녁 어김없이 ‘야간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야간산행은 7분여 시간동안 차를 타고 이동한 뒤 운문사입구에서부터 걸어서 운문사를 거처 내원암까지 비교적 완만한 산길을 걷는 것이었습니다. 처

음에는 가파르지 않아서 이것이 산행인가 싶어 했던 아이들도 꾀 긴 거리를 걸으면서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힘들어 하는 기색을 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가로등이 없는 산길에서 20여분정도 후레쉬를 켜지 않고 침묵산행을 하였습니다.

행여 아이들이 말을 하지는 않을까 염려했는데 끝까지 침묵으로 산행을 잘 마치는 것을 보고 대견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잘 했다며 칭찬 해 주었더니 본인들 스스로도 뿌듯해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겨울학교는 기본적인 캠프일정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공동체 회의와 조별토론을 통해 정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박 4일 동안 매끼 식사와 설거지를 아이들이 조별로 당번을 정하여 하였으며, 청소 또한 당번을 정하여 하였습니다.

혹시라도 이를 지키지 않는 아이가 있으면 조별 규칙에 따라 벌칙을 받았으며 공동체 회의에서 거론되기도 하였습니다. 공동체 회의는 매일 저녁 캠프참가자와 지도자 전원 참석을 원칙으로 명상을 시작으로 열려졌습니다. 회의 첫날은 다소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던 아이들이 둘째 날, 셋째 날 차츰 나아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셋째 날 저녁 회의시간에는 마지막 회의인 만큼 서로를 칭찬하는 시간을 가지자고 제안을 하였습니다. ‘자기 조의 막내를 잘 챙겨준 나이 많은 형을 칭찬하는 아이’, ‘캠프기간 내내 수고해주신 선생님을 칭찬하는 아이’, ‘자기 조를 위해 애쓴 조장을 칭찬하는 아이’, ‘아픈 친구를 위해 약을 챙겨준 이를 칭찬하는 아이’ 등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서로를 칭찬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흐뭇함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이렇게 캠프일정을 마무리하고 YMCA로 돌아온 우리는 발표를 준비하고 3박4일 동안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며 또 한 번 웃고, 내년 제3회 겨울학교를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헤어졌습니다. “애들아~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 지난 겨울에 있었던, 아기스포츠단 졸업생 겨울학교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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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반 아이들과 꼬박 1년을 보내고...

3월 입학한 시간부터 지금까지 줄기반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도 벌써 11개월째다. 한번 담임을 맡으면 반 아이들과 꼬박 12개월. 딱 1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게 된다. 이제 이 녀석들과 함께 할 시간도 마지막 12개월째로 1달 남짓 남았다. 이때쯤 되면 1년을 되돌아 보기도하고 녀석들과 어떤 일들이 있었나 기억해 보기도 한다.


여느 해와는 다르게 이번 줄기반 친구들을 돌아보면 딱 3가지 특징을 들 수 있다. 종이접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동화책 읽어 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 도움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이렇게 3가지로 말이다.


특별수업이 없는 오후시간에는 주로 바깥놀이를 가거나 공동체 놀이를한다. 하지만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워서 바깥놀이를 갈 수 없는 날에는 아이들에게 “애들아~ 우리 뭐할까?!” 라고 묻는다. 그렇게 물으면 줄기반 아이들은 어김없이 “색종이 접기요~”라고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외친다.

그렇게 색종이 접기를 하면 내가 가르쳐 주는 건 별로 재미없어 한다. 처음엔 조금 따라서 접는 가 싶더니 이내 “선생님~ 이제 자기 접고 싶은 거 접기 해요.”한다. 그래서 색종이를 2장씩 나누어 주고 뭐 재미난 것 접나 지켜보면 매일 똑 같은 것만 접는다.

종이접기, 미니카는 매일 진화한다.

미니카, 비행기, 표창 이렇게 3가지. 1년 내내 그렇게 접는데 지겹지도 않나보다. 미니카를 접어 시합을 하고 이기는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 미니카를 보고 똑같이 접는다. 그렇게 매번 미니카는 진화 한다. 좀 더 센 미니카로. 비행기도 마찬가지 표창도 마찬가지다. 좀 더 멀리 날라 가는 비행기, 좀 크고 화려한 표창으로 진화한다. 아이들의 능력은 대단하다.


그리고 나는 매일 ‘동화책 읽어 주는 선생님’이 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동화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대부분 부모님이 읽어 주기 때문에 집에서 보거나 혼자서 책을 읽는다. 그런데 유독 이번 줄기반 친구들은 동화책을 자주 가져왔으며 선생님책상 위에 올려놓고 읽어 달라고 한다.

아이들과 3년째 함께 지내고 있지만 이렇게 자주 동화책을 읽어 준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 친구가 동화책 2권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고 하루에 3~4권을 읽어 주는 일도 많았다. 동화책은 주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전 시간에 읽어 준다. 행여 시간이 모자라 책을 다 못 읽어 줄 때면 “2탄은 내일 읽어 줄게~”하는데 여간 아쉬워하는 표정이 아니다. 

자기가 가져온 책을 못 읽었을 때는 “선생님~ 내일은 꼭 읽어 주세요.”하고 교실에 책을 놔두고 간다. 아마 생일잔치를 하러 오셨다가 동화책을 읽어 주고 가신 부모님도 많을 줄로 안다. 내가 뭐 특별히 구연동화를 잘 한다거나 책 읽는 기술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아이들이 동화책 읽어 주는 걸 좋아하니 더없이 좋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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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특징인 도움지기. YMCA에는 각 반에 도움지기가 3명씩 있다. 도움지기는 말 그대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주로 물건을 나누어 줄때, 점심시간 급식 반찬을 나누어 줄때 그 능력을 발휘한다.

아이들은 남을 돕고 싶어한다.

아이들은 주로 급식 반찬을 나누어 주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도움지기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 줄기반은 사물함 자리 순서대로 일주일 단위로 도움지기가 바뀌었다. 그런데 자기차례가 오기까지 몇 주를 기다리는 건 아이들에게 너무 긴 시간이었나 보다.

몇몇 아이들은 매일 같이 “선생님~ 나 오늘 도움지기예요?”, “선생님~ 나 도움지기 언제예요?”라고 물어본다. 그래서 2학기에는 도움지기를 매일매일 바꾸었고 조금 더 자주 자신의 도움지기 순서가 돌아오게 했다.

그래도 그런 질문을 하는 건 바뀌지 않았다. 그렇게 도움지기가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뭐 남을 돕는 걸 좋아한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


이런 재미난 기억들을 갖게 해준 줄기반 친구들이 1달 뒷면 YMCA의 제일 큰 언니 오빠가 된다. 지금도 자신들이 7살이 된다는 것에 부푼 기대를 안고 있는 것 같다. 보다 더 건강하고 보다 더 멋진 아이들로 자라리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