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중,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를 졸업하면 같은 학교를 졸업한 선후배들이 모이는 동창회와 동문회가 있습니다. 그런데 유치원을 졸업한 선후배들이 모이는 동창회(?!) 들어보셨나요?? 여기 마산YMCA 아기스포츠단을 졸업한 아이들에게는 1년에 한번 함께 모여 서로 부대낄 수 있는 ‘겨울학교’가 있습니다.

작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하는 졸업생 겨울학교가 지난 1월 7일(수) ~ 10일(토)에 운문산자연휴양림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아기스포츠단을 졸업한 초등학교 1학년부터 4학년 아이들 23명이 모여 3박4일 동안 운문산에서 신나는 나날을 보내고 왔습니다.

작년에 참가했던 아이들 중에도 어김없이 겨울학교를 다시 찾아주어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어 더 없이 기뻤습니다. 그 중 한 형제는 올해도 겨울학교에 꼭 참가하기 위해 년 초 세뱃돈부터 용돈을 조금씩 저축해 캠프 비를 모았다고 합니다.

캠프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작한 첫날, 약속된 시간에 아이들이 하나 둘 YMCA로 모였고 우리는 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조별로 모여 앉아 조 이름, 식사와 청소당번, 동아리를 정하였습니다. 조 이름은 불사조, 북극곰, 도움상회, 해일로 정해졌습니다. 

동아리는 노래와 난타, 댄스스포츠, 연극, 뜨개질, 신문사가 있었습니다. 그 중 뜨개질 동아리가 작년에 이어 2회째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해 동아리의 인원을 균등하게 배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아리의 1,2,3지망 순위를 보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인원을 균등하게 나누어 이후 동아리 활동이 원만하게 이루어 질 수 있었습니다.

YMCA에서 점심을 먹은 뒤 우리는 캠프지인 운문산자연휴양림으로 행했습니다. 그곳에는 추운 날씨 덕분인지 꽁꽁 얼어붙은 계곡으로 인해 우리는 캠프 내내 얼음썰매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고드름이 주렁주렁 열려있어 얼음 깨고 도랑치고 고드름도 따먹고 신발이 물에 빠지고 바지가 젖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정말 신나는 놀이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캠프기간동안 ‘신나게 놀기’ 시간은 우리에게 도시에서 흔히 할 수 없었던 놀이들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었습니다. 얼음썰매타기와 고드름 따기가 지칠 때쯤이면 비석치기를 하였습니다. 선생님도 모두 다함께 편을 나누어 단계별로 비석치기를 하는데 비석이 땅에 떨어 질까봐 조심하는 모습 지켜보는 일은 정말이지 가슴을 졸이게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지겹지도 않은지 매일같이 모여 비석치기를 하는데 선생님들도 그게 가세하여 어릴 적 추억을 되살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겨울학교의 또 다른 재미 동아리 활동이 둘째 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노래와 난타는 아기스포츠단 시절 불렀던 노래는 물론 본인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여러 가지 악기를 동원해 두드리며 노래 부르기를 즐겼습니다. 그리고 최근 유행하였던 CM송을 개사하여 동아리원들의 특징을 살리는 노랫말을 지었고 이는 듣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댄스스포츠는 먼저 스트레칭으로 몸의 긴장을 풀고 흐르는 음악에 몸을 맡겨 자유로운 몸의 움직임을 표현해 보기도 하고 최신 유행댄스도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극동아리는 무대 위에서의 공연을 생각하며 여러 편의 동화를 읽고 주제를 정하고 스스로 대본과 소품을 만들어 연극연습을 하였습니다. 연극동아리 친구들은 마지막 발표 날 평소 연습에서의 모습보다 몇 배는 더 훌륭한 연기를 해내었습니다.

뜨개질 동아리는 캠프 기간 내에 완성 작품을 만들기 위해 상자뜨기의 방법으로 목도리를 만들었습니다. 상자뜨기는 누구라도 쉽게 뜨개질을 할 수 있고 소요시간이 적어 아이들이 활동하기에 적합하였습니다. 아이들은 뜨개질을 하다 지겨우면 틈틈이 노래도 불려가며 뜨개질을 했고, 캠프기간 내에 각자의 목도리를 완성할 수 있어 기뻐하였습니다.

신문사는 먼저 신문의 이름을 정하고 매일 1부의 신문발행을 원칙으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신문이름은 ‘운문단일(短日)일보’로 정하였습니다. 동아리원 한명한명을 기자로 칭하고 본인의 이름으로 기사를 썼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힘들어 하는 듯 하였지만 나날이 발전된 모습으로 셋째 날과 마지막 날에는 신문을 완성하기 위하여 신나게 놀기 시간에 놀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기사를 썼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대견하였습니다.

그리고 실제 취재의 경험을 위해 운문사로 야외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운문사를 찾아온 관광객과 스님을 인터뷰하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여러 문화재를 취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기사로 써 ‘특집, 운문사를 가다’를 발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올해 겨울학교에도 둘째 날 저녁 어김없이 ‘야간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야간산행은 7분여 시간동안 차를 타고 이동한 뒤 운문사입구에서부터 걸어서 운문사를 거처 내원암까지 비교적 완만한 산길을 걷는 것이었습니다. 처

음에는 가파르지 않아서 이것이 산행인가 싶어 했던 아이들도 꾀 긴 거리를 걸으면서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힘들어 하는 기색을 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가로등이 없는 산길에서 20여분정도 후레쉬를 켜지 않고 침묵산행을 하였습니다.

행여 아이들이 말을 하지는 않을까 염려했는데 끝까지 침묵으로 산행을 잘 마치는 것을 보고 대견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잘 했다며 칭찬 해 주었더니 본인들 스스로도 뿌듯해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겨울학교는 기본적인 캠프일정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공동체 회의와 조별토론을 통해 정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박 4일 동안 매끼 식사와 설거지를 아이들이 조별로 당번을 정하여 하였으며, 청소 또한 당번을 정하여 하였습니다.

혹시라도 이를 지키지 않는 아이가 있으면 조별 규칙에 따라 벌칙을 받았으며 공동체 회의에서 거론되기도 하였습니다. 공동체 회의는 매일 저녁 캠프참가자와 지도자 전원 참석을 원칙으로 명상을 시작으로 열려졌습니다. 회의 첫날은 다소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던 아이들이 둘째 날, 셋째 날 차츰 나아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셋째 날 저녁 회의시간에는 마지막 회의인 만큼 서로를 칭찬하는 시간을 가지자고 제안을 하였습니다. ‘자기 조의 막내를 잘 챙겨준 나이 많은 형을 칭찬하는 아이’, ‘캠프기간 내내 수고해주신 선생님을 칭찬하는 아이’, ‘자기 조를 위해 애쓴 조장을 칭찬하는 아이’, ‘아픈 친구를 위해 약을 챙겨준 이를 칭찬하는 아이’ 등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서로를 칭찬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흐뭇함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이렇게 캠프일정을 마무리하고 YMCA로 돌아온 우리는 발표를 준비하고 3박4일 동안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며 또 한 번 웃고, 내년 제3회 겨울학교를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헤어졌습니다. “애들아~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 지난 겨울에 있었던, 아기스포츠단 졸업생 겨울학교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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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반 아이들과 꼬박 1년을 보내고...

3월 입학한 시간부터 지금까지 줄기반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도 벌써 11개월째다. 한번 담임을 맡으면 반 아이들과 꼬박 12개월. 딱 1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게 된다. 이제 이 녀석들과 함께 할 시간도 마지막 12개월째로 1달 남짓 남았다. 이때쯤 되면 1년을 되돌아 보기도하고 녀석들과 어떤 일들이 있었나 기억해 보기도 한다.


여느 해와는 다르게 이번 줄기반 친구들을 돌아보면 딱 3가지 특징을 들 수 있다. 종이접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동화책 읽어 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 도움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이렇게 3가지로 말이다.


특별수업이 없는 오후시간에는 주로 바깥놀이를 가거나 공동체 놀이를한다. 하지만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워서 바깥놀이를 갈 수 없는 날에는 아이들에게 “애들아~ 우리 뭐할까?!” 라고 묻는다. 그렇게 물으면 줄기반 아이들은 어김없이 “색종이 접기요~”라고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외친다.

그렇게 색종이 접기를 하면 내가 가르쳐 주는 건 별로 재미없어 한다. 처음엔 조금 따라서 접는 가 싶더니 이내 “선생님~ 이제 자기 접고 싶은 거 접기 해요.”한다. 그래서 색종이를 2장씩 나누어 주고 뭐 재미난 것 접나 지켜보면 매일 똑 같은 것만 접는다.

종이접기, 미니카는 매일 진화한다.

미니카, 비행기, 표창 이렇게 3가지. 1년 내내 그렇게 접는데 지겹지도 않나보다. 미니카를 접어 시합을 하고 이기는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 미니카를 보고 똑같이 접는다. 그렇게 매번 미니카는 진화 한다. 좀 더 센 미니카로. 비행기도 마찬가지 표창도 마찬가지다. 좀 더 멀리 날라 가는 비행기, 좀 크고 화려한 표창으로 진화한다. 아이들의 능력은 대단하다.


그리고 나는 매일 ‘동화책 읽어 주는 선생님’이 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동화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대부분 부모님이 읽어 주기 때문에 집에서 보거나 혼자서 책을 읽는다. 그런데 유독 이번 줄기반 친구들은 동화책을 자주 가져왔으며 선생님책상 위에 올려놓고 읽어 달라고 한다.

아이들과 3년째 함께 지내고 있지만 이렇게 자주 동화책을 읽어 준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 친구가 동화책 2권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고 하루에 3~4권을 읽어 주는 일도 많았다. 동화책은 주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전 시간에 읽어 준다. 행여 시간이 모자라 책을 다 못 읽어 줄 때면 “2탄은 내일 읽어 줄게~”하는데 여간 아쉬워하는 표정이 아니다. 

자기가 가져온 책을 못 읽었을 때는 “선생님~ 내일은 꼭 읽어 주세요.”하고 교실에 책을 놔두고 간다. 아마 생일잔치를 하러 오셨다가 동화책을 읽어 주고 가신 부모님도 많을 줄로 안다. 내가 뭐 특별히 구연동화를 잘 한다거나 책 읽는 기술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아이들이 동화책 읽어 주는 걸 좋아하니 더없이 좋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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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특징인 도움지기. YMCA에는 각 반에 도움지기가 3명씩 있다. 도움지기는 말 그대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주로 물건을 나누어 줄때, 점심시간 급식 반찬을 나누어 줄때 그 능력을 발휘한다.

아이들은 남을 돕고 싶어한다.

아이들은 주로 급식 반찬을 나누어 주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도움지기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 줄기반은 사물함 자리 순서대로 일주일 단위로 도움지기가 바뀌었다. 그런데 자기차례가 오기까지 몇 주를 기다리는 건 아이들에게 너무 긴 시간이었나 보다.

몇몇 아이들은 매일 같이 “선생님~ 나 오늘 도움지기예요?”, “선생님~ 나 도움지기 언제예요?”라고 물어본다. 그래서 2학기에는 도움지기를 매일매일 바꾸었고 조금 더 자주 자신의 도움지기 순서가 돌아오게 했다.

그래도 그런 질문을 하는 건 바뀌지 않았다. 그렇게 도움지기가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뭐 남을 돕는 걸 좋아한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


이런 재미난 기억들을 갖게 해준 줄기반 친구들이 1달 뒷면 YMCA의 제일 큰 언니 오빠가 된다. 지금도 자신들이 7살이 된다는 것에 부푼 기대를 안고 있는 것 같다. 보다 더 건강하고 보다 더 멋진 아이들로 자라리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선~생~님~”
“오늘은 날씨가 너무 춥단 말이야!”
“아~ 선~생~님~ 잔디밭 가자요? 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한창인 요즘, 점심을 먹고 난 뒤 아이들과 내가 거의 매일 벌이는 실랑이다. YMCA를 다녔던 친구들, 또 처음 YMCA를 다닌 친구들도 이제는 YMCA에 조금은 적응이 됐는지 오늘은 산에 가자며, 오늘은 잔디밭에 가자며 졸라댄다.


“얘들아 꽃이랑 나뭇가지 꺾으면 되나 안 되나?”
“안 돼요~”
“그래 꽃이랑 나무도 우리처럼 숨 쉬고 있어서 꺾으면 아프다이가..꺾으면 안 된다. 알겠제?”


활짝 핀 꽃들이 아이들 눈에도 참 예쁜지 한참을 꺾고 싶어 하다가 떨어진 동백, 벚꽃, 목련의 꽃잎을 주워 고사리 같은 손에 꼬옥 쥐고 줄기반으로 들고 들어 오곤 한다.

“선생님 입에서 봄 냄새가 나요”

목련 차를 마신 뒤 한 아이가 한 말이다. 어떻게 그런 말이 나왔는지 감탄할 수 밖에...아이들과 목련 잎을 주워 차 명상도 하고, 쑥 캐서 화전도 부쳐 먹고 산으로 잔디밭으로 온종일 뛰어다니다 보니 정말 몸으로 봄이 오는 것이 느껴지는 것 같다.

산이나 잔디밭으로 놀러 갔을때 공장장난감이 일체 없는(처음엔 너무 신기했다.) 우리 YMCA친구들은 알아서 장난감과 놀이를 만들어 논다. 잔디밭에 굴러보기(뒹굴기를 한날이면 옷 안에 지푸라기가 들어가서 온몸이 가렵다^^), 돌멩이·나뭇잎 등을 주워 소꿉놀이 하기, 나뭇가지로 땅을 파기 놀이, 밤·도토리 줍기, 죽은 지렁이 관찰하기 등등 모든게 아이들 장난감이고 놀이터가 된다.

“선생님! 선생님 이거 뭐예요?”
“아 이거? 도토리다”
“아~ 도토리.. 이거 선생님 줄께요”
“진짜? 선생님 줘도 괜찮나?”
“선생님 주려고 주웠는데요”

그 마음이 너무 예뻐 세상에서 제일 비싼 보석보다 더 값지고 빛나게 보였던 도토리를 선물 받았다.^^ 봄이 오니 아이들 웃음소리가 더 커진 것 같다. 진짜 봄이 오는 소리가 있다면 아이들에 맑은 웃음소리가 더 커지게 되는 것이 아마도 아닐까 싶다.

줄기반이 된지 약 한 달이 지났는데 내 생각 보다 훨씬 더 잘 적응 해주는 아이들이 대견하고 기특하다.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할 일 년이 두렵고 걱정스러운 마음 보다는 가슴뛰고 설렌다. 줄기반 앞으로 더 재밌고 신나게 잘~ 놀아보자 파이팅!! 사랑해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자유와 교육이 만났다, 배움이 커졌다. - 호리 신이치로


요즘 아이들은 생각도 감정도 자유롭지 못하다. 자유롭지 못하는 아이는 내면에서 불안과 긴장, 자기증오를 간직하고 있다. 이런 아이는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기쁨을 만끽하지 못한다.


"현대학교교육은 이상할 정도로 기성지식을 암기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 그런데 스스로 지식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때문에 암기는 잘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일은 잘 못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일에 불안마저 느끼는 것 같다"


저자는 현대학교교육을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암기교육은 지성,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가 힘들다. 이 사회는 암기교육을 통해 자유롭지 못한 아이들을 길러내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교사가 주인인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자유로울 수 없다. 스스로 배우기보다는 교사가 준비한 내용을 똑같이 외우고 교사의 생각을 외운다. 개인차를 무시당하며 효울 적인 지식보다는 추상적인 지식을 배우며 삶에서 많은 제약 속에서 나의 생각과 자발성 자립심은 무시되기 일수이다.
 

이런 한 것을 부정하는 학교, 반대되는 교육을 하는 곳 이곳이 키노쿠니다. 이 책은 매스컴에서도 많이 소개 된 일본 유명한 대안학교인 ‘키노쿠니’학교에 관한 교장선생님이신 호리 신이치로선생님이 쓰신 책이다. 내용으로는 자유와 교육에 관한이야기 그리고 학교를 설립하기까지와 학생들의 일상과 철학에 대하여 소개하는 글을 담고 있다.


키노쿠니어린이마을의 초등학교와 키노쿠니중학교가 함께 생활하는 이 곳은 학년도 시험도 성적표도, 심지어‘선생님’도 없는 학교로 144명의 아이들과 30명의 어른들이 함께 생활한다. 통학을 하기도 하고, 기숙사 생활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른들은 월급에 차이도 없다.


아이들은 학년 또는 학급 대신에 ‘프로젝트’라 부르는 반에서 교과를 넘어 체험 중심의 공부를 한다. 프로젝트반으로는 키노쿠니 어린이 마을 공무점(목공, 원예, 공사), 키노쿠니 농장(벼농사, 닭 기르기), 맛있는 것 만드는 모임(요리), 건강가족(스포츠, 뮤지컬, 영양관련공부), 탐험클럽(탐험, 공예), 키노쿠니 행사(세계요리 만들기, 편지 주고받기), 키노쿠니 출판사(조사, 취재, 사진, 출판), 전자공작소(컴푸터 기계공작), 짚신반(원예, 요리 목공, 환경 관련 공부)가 있다.


짚신반을 제외하곤 한 반에 한 담임이고, ‘선생님’이라 부르지도 않는다. 이름이나 별명을 부르는데 선생과 학생의 벽이 없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나이와 학년의 제안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을 선택하여 활동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해나가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키노쿠니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전교회의가 열린다. 어른이나 아이나 동등하게 한 표씩 행사한다. 민주주의 방식으로 진행되며 모든 것은 아이들이 결정한다. 이는 아이들이 기성의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태도와 능력을 기르기 바라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을 하는 곳을 만들 수 있을까 꿈에 그리는 학교가 아닐까 현실적으로 우리가 해나갈 수 있는 교육일까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깨닫기만 한다면 가능하다. 우리가 해 나가야할 일이라 생각한다.


요즘 많은 아이들이 넘쳐나는 사랑을 받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힘들게 하지 않게 해 주고 싶기에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교육이 아이의 생각과 감정까지도 죽이는 교육이 아닌지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자유와 교육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학부모님들께서도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는데 많은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새로운 규칙정하기>



올해 아이들과 새롭게 6살 여울반을 맡게 되었다. 작년에 함께한 아이들도 있고 새로이 들어온 친구들도 있었다. 시내반 친구들과 씨앗반 친구들이 섞이고 새로운 친구까지 있다보니 Y를 잘 아는 아이들도 조금은 낯선지 처음엔 어색해 하였다.

우리 무슨반? 하고 물어보면 아직도 씨앗반이라고 하기도 하고 또는 무슨반인지 몰라 헤매기도 하였다. 그런 아이들과 우린 제일 먼저 공동체를 세 그룹으로 나누고 각 공동체의 이름을 정하기로 하였다. 단, 조건은 TV프로그램이나 장난감 이름은 제외하는 것이였다.

"공동체 이름은 선생님은 정해 주는게 아니라 너희 각 공동체 친구들이랑 의논해서 정하는거다. 뭘하면 좋은지 한번 의논해봐"

하지만 아이들은 그저 내눈만 뚫어져라 쳐다보고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이름을 외쳤다.

"선생님 나 키티~~"
"안해 나는 그거 안해."
"나는 공룡의 왕 할꺼다"
"아니, 선생님 보고 이야기 하지 말고 너희들 각 공동체 친구들끼리 의논해서 이름이 정해지면 이야기하자.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TV에 나오는 제목이랑 장난감 이름은 빼구"

그제서야 자기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더니 한 공동체에서 "우린 공룡"하는 것이었다. 그렇게해서 우리는 공동체이름을 공룡, 나비, 포도로 지었다.


2~3주가 지나고 나서 우리 아이들과 조금 익숙해질 무렵 이젠 여울반만의 규칙을 정하기로 하였다.

"이제 우리 여울반의 규칙을 정해야겠다. 선생님이 하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 규칙을 정하고 우리 모두 약속을 지키는거야. 어때?"
"나, 못해요. 그거"
"처음엔 좀 힘들긴하지만 지금처럼 책상에도 올라가고 친구랑 싸우고 그럼 선생님이 계속 속상할꺼 같은데"

처음 6세 여울반을 맡을때 생각한건 아이들이 할 수 있든 없든 가급적이면 모든걸 스스로 하게끔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규칙도 각 공동체에게 종이 한장을 주고 그 공동체만의 규칙을 정해서 모두 함께 지키는 것으로 하였다.

3월달 6살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아이들이라도 생각을 정리해서 한 장의 종이에 적어보자고 하는 나의 요구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었다. 이들이 아무것도 못하고 약간의 정적이 흘렀을때,

"음, 위험하게 책상에 안올라가는 것도 있을 수 있을꺼고, 공장장난감 안가져 오는것도 있을 수 있고 뭐 그밖에도 많지."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기요"
"그래, 맞아. 그것도 좋네."
"계단에서 안뛰기요"
"그래, 그것도 적으면 되겠다."

그렇게 해서 각 공동체는 나의 약간의 조언(?)을 받아 규칙을 정했다.
책상에 올라가지 않기, 친구랑 싸우지 않기, 의자에서 뛰어 내리지 않기, 계단.창문에서 뛰지 않기, 공장장난감 안가지고 오기, 친구때리지 않기, 수업시간에 뛰어다니지 않기, 나쁜말 쓰지 않기, 친구놀리지 않기다.

아직까지도 그 규칙들은 안 지켜질때가 더 많다. 하지만 아이들은 약속에 대한 의미는 명확하게 알게 된거 같았다. 오늘 점심먹고 체육선생님이 안계시니 3층 체육실에 놀러 가면 안된다고 했는데 2~3명이 놀러갔다.

내가 아이들을 나무랐더니, 한 아이가 이렇게 말 한다.

"선생님이 오늘은 놀러가면 안된다고 했는데 다음엔 가지마라. 위험하니까" 
"그래,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그래, 약속이 뭔지만 안다면 비록 잘 지켜지지 않을지라도 이정도면 충분하다며 내 얼굴엔 자꾸 미소가 번진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씨앗반은 YMCA에서 가장 어린반입니다. 우리 나이로 네 살, 다섯 살 아이들이 한 반에 모여지내고 있습니다.


<씨앗반 아침 인사 노래 >
안녕~ 안녕 ♩♪ 선생님 안녕 ~ 안녕 친구들 오늘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안녕~♬안녕 안녕~ 오늘은 3월 11일 수요일입니다.~
일주일은 7일입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오늘은 수요일 내일은 목요일 일주일은 7일입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바깥 날씨를~ 알아봅시다.
오늘은 햇님이 반짝반짝 ~♬


“씨앗반 아침 인사하자”
“오늘 우리 잔디밭 나가자~”
“와~선생님 오늘은 중국에서 나쁜 먼지(황사) 안 와요?”
“응~ 오늘은 중국에서 나쁜 먼지 안 온다.”


앞 주에 아이들하고 잔디밭 가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신문을 보니 전국적으로 황사가  있다고 해서 포기한 적이 여러번 입니다.

아이들에게 중국에서 나쁜 먼지가 와서 잔디밭 못 간다고 이야기 하고 다른 수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아쉬움이 아이들에게 많이 컸나봅니다. 잔디밭 나간다고 하니 대번에 아이들이 나쁜 먼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이가 어려서 밖에도 많이 못나가고, 황사가 있어서 밖에 또 못 나가고~ 암튼 아이들 몸이 근질근질 해 질 때가 됐습니다. 오
늘은 황사도 없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아주 날씨가 맑았습니다.


<10시 30분>

“씨앗반 선생님이 이름 부르면 한 명씩 신발 신고 복도에 한 줄 기차합니다.”
 
아이들이 실내화를 벗고 신발을 신고 복도에 한 줄 기차합니다. 2~3명 정도 아이들이 밖으로 나갈 때는 아주 평화롭습니다. 하지만 5명이상 밖으로 나가면 평화가 서서히 깨집니다.

"비켜라  여기 내 자리다"
"야 ~ 밀지마라" 하면서 금새 난리가 납니다.^^


아이들을 밖으로 다 보내고 제가 신발을 신고 한 줄 기차를 합니다. 아이들을 계단에 앉히고 한명씩 이름을 부르면 엘리베이터에 탑니다. 처음에는 괜찮습니다. 그러나 다섯 명이상 들어가면 또 평화가 깨집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버튼을 서로 누르려고 실랑이 합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서로 빨리 내리려고 실랑이 합니다. 물론 못 내리게 하죠^^ 한명씩 이름을 부르면 계단으로 내려갑니다.

드디어 YMCA 현관 앞에 씨앗반 친구들이 다 모였습니다. 과연 몇시 일까요? 시계를 보니 10시 50분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



씨앗반 잔디밭으로 출발~

잔디밭 가려면 골목길을 지나가야 합니다. 가다보면 대문 사이로 강아지 한 마리가 보입니다. 강아지를 보자마자 “강아지야 안녕” 인사도 하고  “멍멍~ 멍멍” 소리내기도 하고 ~ 슈퍼마켓도 구경하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물건도 만져보기도 하고 가게 앞에 있는 평상에도 올라가보기도 하고, 오토바이도 만지고, 씨앗반 친구들에게는 모든 것이 신기했습니다.

과연 잔디밭에 도착한 시간은 몇~시일까요? ^^ 11시 5분이었습니다. 잔디밭까지 오는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아이들이 노는 시간은 금방 가버렸습니다. 잔디밭에서 “우리 집에 왜 왔니” 놀이도 하고 약간 오르막에서 데굴데굴 구르기도 하고, 달리기, 술래잡기도 하고 꽃도 보고, 개미도 보고, 나무도 보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나온 나들이가 아이들에게는 마냥 신나했습니다. 씨앗반 우리도 이제 중국 먼지 없는 날 자주 밖에 나가자~^^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황사가 없는 날 아이들과 함께 잔디밭과 놀이터는 많이 가서 산에 올라가기로 했다.
 
"오늘 산에 갈래?"
"놀이터 가면 안되요?"
"놀이터는 많이 갔다이가... 오늘은 날씨도 좋은데 산에가자.. 가서 쑥도 뜯고 놀다가 오자.."
"네~~알겠어요~"


밥을 먹고 산에 갈준비를 했다.. 먼저 집에 바로 가려고 가방도 챙기고 출석카드도 챙겼다.. 한사람씩 인사를 먼저한다음에 1층에 가방을 두고 산으로 갔다.
도 챙기고 물도챙겨서.....
올라가는 도중에 ..

"선생님 왜이렇게 힘들어해요...우리는 이길 다알아서 하나도 안힘든데..."

"선생님은 처음이다이가.. 그니까 힘든거지.. ㅋㅋㅋ"

"아..나는 하나도 안힘든데.."

"좋겠다.. 선생님도 조금만 더 다니면 하나도 안힘들꺼다"



올라가다 중간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기로 했다.


"여기서 조금만 쉬었다가 갈까?"

"아니요.. 우리는 다올라갈수있어요.."

"진짜가..? 진짜 멋쟁이네.."

"당연하지요... 근데 나 물이 먹고싶은데 참고있어요.."

"왜? 목마르면 물 먹어라, 줄까?"

"아니요...."

"왜?"

"나는 꾹 참았다가 다올라가면 먹을꺼예요..."

"진짜가 선생님은 물먹어야되겠다.."

"산에 다올라가서 물마시면 얼마나 좋은데요..기분이 상쾌해요.."

"니 상쾌하다는 말도 할줄아나?"

"네.. "


그렇게 아이들과 산꼭대기까지 다시 올라가기로 했다.
더운지 아이들은 한명씩 옷을 벗기 시작했다. 허리에 묶어서 가는 아이들도 있고 더운데도 옷을 벗지않고 끝까지 참고 올라가는 아이들도 있었다. 산에 올라가자 아이들은 신이나서 뛰어갔다.


"그렇게 뛰어가다가 넘어진다. 조심해서 걸어서 가세요."

"괜찮아요. 우리는 안넘어져요."

"진짜가 ? 그래도 조심해라 ㅜㅜ 다치면 선생님 마음 아프다 ."

(말도 없이 쌩~~ 달려가버린다)


물도 달란 소리 안하고 놀기에 바빴다.


"열매반. 물먹고 노세요."

"아맞다.. 나 목말라요 이제 다 올라왔으니까 물주세요."

"나도나도나도나도"

"그래 차례지켜서 물마셔라"


아이들은 훌라후프로 돌리기도 하고 큰 돌에 올라가서 놀기도 했다.


"선생님~~~열매반 선생님.."

"응? 왜요?"

"나보세요 . 나여기 올라왔어요"


이야기하면서 손을 흔든다음 자랑스럽게


"선생님 사진찍어주세요."

"알겠다 선생님 디카 안들고 왔으니까 핸드폰으로 찍어 줄께."


 

아이들의 사진을 다 한장씩 찍어주고 한참을 재미있게 놀다가 배가 고프다고 한다.


"선생님 조금 전에 밥먹었는데 또 배고파요ㅜㅜ"

"진짜가 근데 선생님도 배고프다ㅜㅜ"

"선생님 많이 먹었잖아요.."

"부끄럽다. 많이 먹은거 말하지마라 ㅜㅜ"

"ㅋㅋㅋㅋㅋㅋㅋㅋ(한참을 웃는다)"


아이들은 산에 왔다는 뿌듯함보다 산에 올라가서 노는게 더 좋은가 보다.
한아이도 다치지 않고 힘들다는 소리도 하지 않고, 산에 다 올라와서 너무 기분도 좋고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한편으론 너무 고마웠다.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이제 내려갈 시간이 되었다.
 

"열매반~~~~우리이제 집에가자~~~"

"아~왜요 .. 좀 더 놀다가요.."

"우리 지금 내려가면 시간딱맞는데..?"

"내려가는데는 얼마 안걸리잖아요.."

"그건 그렇다 그러면 우리 5분만 더 놀다가 가자^^"

"에이~~10분이요~~"

"차 늦게 타서 너희 못타면 어쩔래..?"

"에~맞네...."

"그래~~ 그러니까 우리 5분만놀다가 가자^^"

"네~~~~"


아이들과 5분동안 놀았는데 1분처럼 금방 금방 지나갔다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너무 좋았다.


"이제 5분놀았다. 내려가자~"

"네~~~선생님 한줄기차 할까요?"

"한줄기차말고 두줄기차하자^^ 전부다 짝지 알제?"

"네~~~ "

"그러면 한번 줄서봐바.."


아이들은 알아서 줄도 다 잘 선다.


"열매반 내려갈때는 조심해서 내려가야되죠? 뛰면 되요 안되요?"

"안되요~~~~"

"맞제..^^ 그러니까 조심히 내려가자^^"

"네~~~~^^"


내려 올때도 아이들은 한명도 다치지 않았다.
엉덩 방아를 한번씩 찍긴했지만 씩씩하게 다시 일어나서 웃어주었다. 그렇게 아이들손을 씻기고 물을 먹은다음 차에 태워서 집에 보냈다. 산에 가니 기분도 너무 상쾌했고, 올라갈때 아이들이랑 이야기 할시간도 많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 산에 자주 와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사랑스러운 열매반 친구들이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어느날 점심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 밥 더 주세요”“계란찜 더 주세요” “맛있제? 맛있제?”라며 아이들과 맛나게 점심을 먹고 있었지요. 그때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교실 문을 열었더니 세상에 수돗가에 물이 폭포처럼 아니 용이 불을 뿜듯이 물을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열매반선생님은 “어떻해요 어떻해요”를 외치고 계시고, 옆에 있던 아이들은 어떤 사태인지 파악도 못하고 “와~”환호성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물이 뿜어져 나오니 신이 난 것이지요.


한 친구가 수도꼭지를 만지다가 돌아가는 것을 발견하고는 계속 돌리면서 풀었던 것이지요. ‘설마 아이들이 이걸 풀진 않겠지?’ 생각하고는 그냥 놔뒀었는데 설마가 진짜가 되었던 것입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반사작용으로 재빨리 수돗가로 달려갔습니다. 달려가면서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갖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손으로 막아야겠지?’ ‘아빠선생님은 출장 가셨는데 그 다음은 어쩌지?’ ‘메인 밸브를 잠궈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단 달려가 손으로 물을 막았습니다. 그런데 막는다고 막아지겠습니까 물은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얼굴이며, 옷이며, 양발, 신발 다 젖고 있고, 물은 복도로 계속 쏟아지고 정말 난감했습니다. 그래도 손으로 이리저리 막으니 하수구멍으로 흘러들게 할 수 있었습니다.


열매반선생님께 이렇게 막으라며 넘기고 아빠선생님께 전화를 하였습니다. 메인 벨브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아빠 선생님께서 1층 간사님께 말하면 해주실 거라고 일러주셔 간사님께 알렸습니다.


물은 펑펑 쏟아지는데 양이 어찌나 많은지 끝내는 수돗가가 넘쳤습니다. 바가지로 퍼내고 대야를 가져오고 그러고 있으면서도 이 모습이 어찌나 우습던지요.

 

그때 여울반선생님이 오셨습니다. 그 수도꼭지를 돌린 친구가 신이 나서 왔더랍니다. “선생님 폭포예요 구경오세요” 이러면서 말이지요.

 

역시 여울반선생님은 엄마선생님이셨습니다. 1층 간사님이 벨브를 잠그러 간 사이 수도꼭지를 보시더니 일단 바가지로 물을 막고, 물이 펑펑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수도꼭지를 돌려 막아버리셨습니다. 원더우먼이 따로 없었습니다. 역시 엄마는 못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안도의 한숨을 돌리고 뒤 늦게 구경 온 아이들은 “에이~ 나는 못 봤는데”라며 아쉬워했습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 그 재미난 구경을 못 했으니 말이지요.



이제 사태는 수습됐고, 정리를 하여야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를 불렀습니다.

“00아 그거 왜 돌렸는데?”
“그냥요”
“(에휴~)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잘못은 했으니깐 니가 정리해야겠제?”
“네”


그래서 걸레를 주었습니다. 선생님들과 쓰레받기로 바닥에 물을 퍼고, 걸레로 닦고 있었지요. 한 친구가 오더니 자기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좋다고 했더니 어디서 걸레를 구했는지 너도나도 들고 나와 바닥에 물을 닦았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재미난 놀이의 하나로 걸레질을 했습니다. 일이 놀이로 승화한 것이지요. 그렇게 걸레질을 하는 아이는 걸레질을 하고, 옆에서 구경하는 친구들은 목이 터져라 외쳐댔습니다.


“000 힘내라! 000힘내라!”

친구들의 응원에 아이들은 더욱 신난 아이들은 더욱 열심히 걸레질을 했고, 정말 순식간에 바닥은 원래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이 대견한 아이들로 인해 이 사태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대단하지요? 아기스포츠단의 하루하루는 재미난 일들로 가득합니다.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
 

★ 선생님 바람 피는게 뭐예요?


민  지 : 선생님, 근데요 바람피는게 뭐예요?

숙희샘 : 왜?

민  진 : 있잖아요~ 우리집에 그리스로마신화있는데요

         거기에 헤라가요 바람 핀다고 계속 싫다고 해요.

         근데 바람피는게 뭐예요?

숙희샘 : 하하하~ 바람피는게 뭐냐면

         (마침 송문이가 그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만약 민지가 송문이랑 결혼했잖아

         그런데 송문이가 다른 여자를 좋아하는거야. 아니면 민지가 다른 남자를 좋아하는 거. 그럴때 바람핀다고 해.

민  지 : 아~ 그래서 헤라가 바람핀다고 싫다고 하는구나.

숙희샘 : 그래~ 하하하.


★ 기억하고 있어요


대  현 : 선생님~ 나요 내일 원석이랑 스키장타러 가요.

숙희샘 : 와~ 좋겠네. 그럼 대현이 가족이랑 원석이 가족이랑 다 같이 가나?

대  현 : 네

숙희샘 : 이야~ 그럼 대현이랑 원석이랑 스키캠프 가서 배운거 하면 되겠네.

대  현 : 네~ 그래서 저는 스키캠프 가서 배운거 하나도 안 잊어먹고 꼭(팔을 껴안으며) 기억하고 있어요




도움지기

유  한 : 선생님~ 조준성이 나 밀었어요.
숙희샘 : 이이고... 그랬어? 그래서 기분이 안좋아?
유  한 : 네
숙희샘 : 그러면 선생님이 어떻게 해줄까?
유  한 : 도움지기 시켜주지 마세요.
숙희샘 : 하하하~
(한이와 준성이는 도움지기 하는걸 아주 좋아한답니다.)

데이트
 

성  준 : 야~ 나중에 내랑 데이트하자.

민  지 : 아네~

성  준 : 히히히~ 한번만 데이트 하면 되잖아.

민  지 : 안할거다.

숙희샘 : 하하하~ 성준아, 민지가 좋아?

성  준 : 흐흐흐~ 네.

숙희샘 : 근데 데이트가 뭔지는 알고?

성  준 : 네~

숙희샘 : 데이트가 뭔데?

성  준 : 남자하고 여자하고 만나서 노는거요.

숙희샘 : 하하하~ 그래 맞다맞다.


검정콩

세  현 : 선생님~ 검정콩 먹으면 머리가 까매진데요.

숙희샘 : 누가 그래??

세  현 : 엄마가요.

숙희샘 : 아닌데~ 선생님은 콩 먹으면 머리가 똑똑해 진다고 알고 있는데.

세  현 : (웃으며) 흐흐흐~


갈색머리

송  문 : 야! 니 염색했나?(머리를 만지며)

서  진 : 아니

송  문 : 했는거 같은데

서  진 : 아닌데.

        선생님~ 나요 머리 염색한거 아닌데요 원래 갈색이예요.

숙희샘 : 어~ 그래, 송문아. 서진이 머리 원래 그런거야~


※ '마주 이야기'는 아이들이 말을 하고 싶을 때, 제대로 잘 들어주는 교육입니다. 아이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일 입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준 만큼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마주이야기는  “순수하고 기발한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를 키워줄 수 있다 ”고 합니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들의 마주이야기를 공개합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마지막 숲속학교가 있던 날 우리는 어김없이 팔용산으로 향했습니다. 아빠선생님이 운전해주시는 달림차를 타고 말이지요. 노래도 흥얼흥얼 신나게 부르며 산을 오르는데 웬걸! 지게차와 자갈더미가 길을 턱하니 막고 있는 것입니다. 일하시는 분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비켜주지 않으시면 우리는 지나갈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여쭈어보았습니다.

“여기 못 지나가나요? 애들이랑 저 산에 가야되는데요”
“애들 데리고 등산하시려구요?”
“아니요 수원지 밑에서 놀려구요. 조금 있으면 애들 더 많이 올라 올건데요”
“수원지 밑이요? 안돼요 안돼! 조금 있으면 헬기가 와서 이거(자갈) 수원지로 나르는데 혹시라도 애들 머리에 떨어지면 위험 합니다”

결국 팔용산 숲속학교 가는 걸 포기해야 했습니다.
승합차는 우리를 내려주고 떠났고, 동생반 아이들을 태우고 온 초록별과 은하수는 차를 돌렸고, 저희는 공중으로 붕~떴지요. 그래서 아이들과 의논을 했습니다. 차를 타고 가는 방법과 걸어서 가는 방법이 있다고 말입니다.

얼마 전 봉암갯벌로 걸어서 바다까지 다녀온 아이들이라 무슨 일이든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만장일치로 걸어서 Y까지 가기로 하였습니다. 가는 길에 삼각지 공원도 있으니 그 곳에서 놀고 가기로 하고 말이지요.



삼각지 공원에 도착하니 아이들이 “저기가면 탱크있어요 선생님 가봐요”하더군요. 부모님과 와본 아이들이 잘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 가보니 정말로 탱크가 있더라구요. 마산시내에 탱크가 있을 거라곤 생각 못해봤는데 말입니다.

왠지 섬뜩해지는 기분이 드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저 탱크로 인해 누군가가 죽었겠구나 생각하니 마음도 아팠습니다. 시내 한 복판에 떡하니 전쟁무기를 전시해놓은 걸 보니 화도 나더군요.


아이들과 구경을 하며 "전쟁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면 안 되는 거라고, 서로 죽이는 것이라 아니라 사이좋게 행복하게 살아야지 평화로운 세상이 되는 거"라며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때 또 한 친구가 저쪽으로 가보자합니다. 저쪽에 가면 박물관이 있다면서 말이지요. 그래서 아이들과 가보니 베트남전쟁기념관이 있었습니다. 이 무지한 선생인 저는 그 날 알았습니다. 삼각지공원에 그런 곳이 있다니 말이지요.


먼저 기념비부터 구경하고 박물관을 구경하기로 하였습니다. 기념비를 쭉 둘러보니 베트남전쟁에 참전하여 전사하신 분들 이름이 쭉 쓰여 있었습니다. 참 이름도 많았습니다. 아까운 목숨이라 안타까워하고 있을 때,  몇몇 아이들이 기념비에 새겨진 글을 읽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자유와 평화의 수호를 위하여...(이하생략)”

잉? 자유와 평화의수호라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울컥! 무엇인가 속에서 올라옴을 느꼈습니다. 자유와 평화의 수호를 위해서라면 전쟁을 절대해선 안 되지요. 아이들이 배울까 두려운 마음이 생겨 다시 한 번 더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자유와 평화엔 전쟁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 당시 대통령이 잘못 판단하여 미국이 베트남과 전쟁하는데 도와주러 간 것이라고요. 이 분들은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전쟁에 참전하여 미국을 도와주어야 되는 걸로 아셨던 거라고 말이지요. 하지만 그건 잘못된 행동이었으며 이 전쟁은 한국 역사에서 아주 부끄러운 일이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나면 선량한 시민들이 최고 피해자가 되는 것이고 선량한 시민들이란 너희와 같은 아이들, 우리의 가족들이 되는 것이라고도 말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이 기념관을 둘러보며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열변을 토했지요. 일곱 살 아이들에게 지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했지요. 하지만 훗날 어른이 되었을 때 “아~ 선생님 말씀이 그 뜻이었구나” 생각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뒤로도 아이들이 가끔 생각이 나는지 이날 있었던 이야기를 꺼내곤 했습니다.  지금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팔세스타인에도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하며 전쟁 없는 평화로운 지구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