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썰매, 안 타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 "
"비료포대썰매, 안 타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 ! "


한 동안 비가 와서 바깥놀이를 못했다. 전 날 아이들과 날씨가 좋으면 무조건 놀이터, 잔디밭에 나가기로 약속했다. 하늘도 아이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아침햇살이 눈부시다. 나를 보자마자 “선생님 오늘은 햇님이 반짝~~이예요!!”“밖에 나가도 되요!!”난리가 났다.

 

♪♩오늘은 햇님 떠~~요!! 밖~~에 나가요♩♪
(원래가사 → 오늘은 햇님 안 떠요 비오는 날이예요!!)ㅋㅋ


아침 인사를 하고 아이들과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렇게 해도 좋고 저렇게 해도 좋은 우리 씨앗반이 오늘은 다들 잔디밭에 가자고 했다.

“잔디밭에 가면 뭐하고 싶은데??”
“뛰어 다닐거예요.”
“매실 딸 거예요.”
“개미 찾을 거예요.”
“음~하하하하, 그거보다 더 재미있는 놀이가 있는데, 가르쳐 줄까 말까?!”
“가르쳐~~주세요.~~”
(작은 목소리로)“
잔디썰매 타러 갈 거다."
(아이들 눈이 휘둥그래졌다.)"어떻게 하는 건데요?"
"쉿 비밀이다 !!~~"


아이들이 신발을 신는 동안 비료포대를 가지러 갔다. 그런데 비료포대가 보이지 않았다. 여기저기 물어봐도 아무도 몰랐다.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했다. ‘4층에 없으면 어디에 있을까? 그래 1층으로 가보자!!’1층으로 뛰어 내려갔다.다행이 1층에 있었다.

비료포대를 세어보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비료포대가 아이들 수만큼 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려고 계단을 올라가는 순간 시장놀이 할 때 모아놓았던 ‘
비닐봉지’가 떠올랐다. 음하하하~~ 아이들과 함께 비료포대와 비닐봉지를 챙겨 잔디밭을 향해 출발했다.


도착하자마자 비료포대 하나를 들고 잔디밭 위쪽으로 올라갔다. 비료포대 위에 앉아 자세를 뒤로 한 채  쓩~~하고 내려왔다. 비료포대는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큼 재미있었다. 서로 해보겠다고고 아이들이 나에게로 왔다.

드디어 비닐봉지를 사용할 시간이 왔다. 과연 비닐봉지 썰매는 어떨까? 반신반의하면서 잔디밭으로 올라갔다. 야~~호 너무 재미있었다. 아이들은 잡고 있던 비료포대를 던지고 비닐봉지를 잡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나는 비닐봉지 손잡이를 잡고 몸을 뒤로 한 채 슝~~하고 내려갔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나도 소리를 질렀다. 몸무게가 가벼운 아이들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아이들이 잡고 내려가기에는 비료포대보다는 손잡이가 있는 비닐봉지가 더 잡기 쉽고 놀기에 더 편안했다.


아이들은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위험하지 않을 높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자기들끼리 “출발”을 외치면서 내려갔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엎드려서도 타고 서서도 타고 옆으로도 타고 둘이같이 앉아서도 타고 정말 다양한 썰매를 타는 것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타는데도 힘들다는 얘기를 하는 친구들이 아무도 없었다.

비닐 썰매를 안 타 본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 씨앗반만 알지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