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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운문산 자연휴양림으로 가을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사진에 보는 아이들은 여섯 살 반 녀석들입니다. 가방을 숙소에 내려놓고 바깥으로 쏟아져 나오더니, 그 중에 씩씩한 녀석이 재미있는 놀이를 하나 찾아냈습니다.

녀석들 키 보다 높은 바위위에 올라가서 아래로 뛰어내는 위험한(?) 놀이입니다. 또래 아이들 중에서 운동 신경이 뛰어난 한 아이가 먼저 바위에서 뛰어내리며 친구들에게 자랑을 합니다.

"야 봐라 난 여기서 뛰어 내릴 수 있~~다."

곁에서 지켜보던 아이들 중에서 몇 몇이 함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이 놀이에 참여합니다.

"야~ 봐라, 나도 할 수 있~~다."
"야! 야! 나도 할 수 있~다. 볼 래?"
"얘들아 ○○이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앞을 다투어 줄을 서서 뛰어내립니다. 아직 겁이나서 선뜻 바위위에 올라서지 못하는 아이들은 구경만하고 있고, 자신감이 붙은 아이들은 줄을 서서 차례로 뛰어내립니다.

그 중에 좀 더 용감한 녀석들은 바위 위에서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다가 아래로 뛰어내립니다. 하늘로 솟구쳤다가 뛰어내릴 자신이 없는 아이들은 바위 위에 쪼그리고 앉았다가 얌전하게 아래로 뛰어내립니다.

한 참을 친구들이 뛰어내리는 것을 지켜보던 아이들 중에 ★★이 용기를 내서 바위위에 올라서봅니다. 곁에 있는 친구들이 빨리 뛰어내리라는 재촉을 받으며 망설이든 ★★이 결국 바위에서 뛰어내리고 맙니다.

한 번 성공한 ★★이는 재미가 붙었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맨처음에는 뛰어내릴 때 바들 바들 떨리던 종아리가 이제는 조금도 떨리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바위위에 서서 한 참을 망설이다 뛰어내렸지만, 이제는 바위위에 올라서자마자 주저 없이 아래로 뛰어내립니다.

아이들은 또래 속에서 배우고 성장합니다. 누가 이 아이들을 말릴 수 있을까요? 장난감이 없어도 아이들은 잘 놀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둘러 싼 자연에는 모든 것이 아이들의 놀잇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단순하고 시시해보이지만, 아이들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놀이 하나만 가지고도 하루 종일 지겹지 않게 놀 수 있습니다.

어른 눈으로보면 위험 천만한 놀이이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만들어낸 놀이가 선생님이 권하는 놀이보다 훨씬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만들어 낸 놀이를 하는 동안 놀라울 만큼 공정한 규칙도 만들어내고, 공동체 속에서 질서를 만들어냅니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놀이 규칙을 어기는 아이들도, 스스로 만들어낸 놀이 규칙은 잘 지킵니다.

Posted by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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