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반에는 공룡박사가 있습니다. 공룡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그림으로도 잘 그리고 종이접기로도 잘하는 친구가 있어 아이들이 그렇게 부른답니다. 공룡박사가 공룡접기 책을 들고 오는 날이면 종이접기 삼매경에 빠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제가 봐도 어려운데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종이접기 책을 뚫어지게 보면서 이렇게 접는 거다 저렇게 접는 거다 서로 의논하며 공룡을 접더라구요. 도통 풀리지 않으면 저에게 가져와 가르쳐 달라고 하는데요.

사실..저도 어려워 이리접고 저리접다가 모르겠다고 말한 적이 많았답니다. 이렇게 친구들과 서로 모여 종이를 접으면서 그렇게 어려운 공룡접기를 성공했을 때의 기쁨은 보지않으셔도 아실 듯합니다.

이렇게 한개 접어보고 두개 접어보고 실패도 해보며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는 거지요. 요즘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교구들이 유치원에는 많습니다.

몬테소리, 삐아제, 프뢰벨, 슈타이너, 레이오 에밀리아, 하바, 크레다, 프로젝트교육, 상황중심교육, 활동중심교육, 열린교육, 개별화 교육이니 하는 것 들이 다른 나라에서 들어 온 교육입니다.

이런 교구들을 해야 만이 두되를 발달시킨다느니, 손과 손의 협응 능력을 길러준다느니, 창의적인 아이로 자라게 한다느니, 사고능력, 판단력을 길러준다느니 온갖 좋다는 말은 다 끌어다가 붙입니다.

사실이겠지요. 그러나 이런 값 비싼 교구들이 있으야만 창의력, 사고력 판단력이 길러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 반에는 이런 교구는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아이들이 스스로 하는 놀이에서는 이런 어려운 말을 쓰지 않습니다. 공룡접기를 할 때도 친구들과 서로 궁리해가며 온 마음을 집중해서 종이를 접으면서도 눈과 손의 협응 능력을 길러줍니다. 사회성을 발달시킵니다. 집중력도 길러주구요. 성취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말하지 않고 "종이접기 한다". "딱지치기 한다" 라고하지 "사회성 놀이", "집중력 놀이"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아이들끼리 노는 것은 해야 할 공부는 안하고 노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놀면서 배우고 자랍니다.

Posted by 골목대장허은미